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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영화많이보는사람

그냥영화많이보는사람

5 month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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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가

영화 ・ 2025

평균 3.5

2025년 09월 23일에 봄

일단은 '인도' 영화 감독이 '일본'의 LGBTQ+ 커뮤니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라 약간 캠페인 느낌도 있다. '우정 결혼(라벤더 메리지)'을 통해 얼마 전 일본에서 논란이 되었던 '파트너쉽 제도'에 대한 비판, 가족과 자식에 대한 동성애자의 고민이 주요 골자로 보인다. '오카마'가 TV에 자주 나오기에 일본이 퀴어 프렌들리하다가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로 '웃기는' 대상으로까지만 여기는 것이지 퀴어들이 제도권 내로 들어오는 것은 결사적으로 막는 편이다. 파트너쉽 제도도 영화에서 설명했듯이 구색 갖추기도 안되는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수준. 핫텐장, 게이 마사지샵(+성병), GV(게스트 비지트가 아닌 게이AV)계까지 숨겨오던 게이 문화들을 꽤나 보여주는데 서양 퀴어 무비에서는 사실 이미 예전부터(80년대 이전부터) 드러냈던 것이나 특히 동북아시아 쪽에서는 최근에서야 숨기지 않고 오히려 노골적으로, 표현 수위도 올려 나타내게 된 듯하다. 딱히 미화랄 것도 없이 매독과 같은 성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그런데 이는 아마 위에서 언급한 캠페인의 일종일 수도.) 한가지 의문점이 남는 것은 중간에 핫텐장으로 추정되는 곳(정확히 무슨 장소인지 모르겠다..)에서 작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잘생겼더라)가 줄넘기를 하는 씬이다. GV 회차였으면 물어봤을텐데... 이하는 인물별 소회 타이가 : 나름 꽤나 열심히 산다. 어느정도 고충이야 있지만 코지의 말마따나 극중 가장 자유롭게 사는 편. 벤지와 함께 마사지사도 엄청난 스트레스 없이 나름 재미(?)를 보면서 하고 있고(미라와의 소개팅 때 직업도 '마사지사'라고 솔직히 적는다.), 솔직하게 '섹스가 좋아서' 게이포르노를 찍고 싶다고 말한다. 할 줄 아는 건 게이 마사지와 섹스 밖에 없고, 믿을 건 대포동 같은 물건 뿐이지만 그럼에도 혈혈단신 도쿄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이 영화의 차별점 중 하나는 (동양권의 진부한) 성정체성 고민이나 성노동 관련한 소재(타이가는 자신의 직업군에 대해 큰 고민은 없다.)가 아닌 (많은 퀴어들의 고민인) '아이'(+제도권 내 가족의 형태)를 다룬다는 것이다. 사실 '제도권 내 가족'이야 퀴어 무비에서 이제는 흔한 것이긴 하지만 타이가는 '가족'보다는 '아이'에 더 많은, 거의 집착과도 같은 집념이 보인다.(미라와의 소개팅에서 미라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어보였던 이유이다.) 자신을 유일하게 인정해줬던 어머니와의 추억을 (GV에서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기에 아마도 다시는 앞에 나타나지 않을 요량으로) 카에데에게도 남겨주려 한 것은 일단 (개인적으로도 선을 넘었다곤 생각하지만) 이해는 간다. 그런데 영화에서 무드 잡으려고 바다 너무 자주 감;; 아무리 바다가 곧 어머니의 표상이라 해도 그렇지... 허나 타이가와 코지가 카에데의 손을 잡고 바다를 뛰는 모습은 타이가와 코지가 어찌 보면 이룰 수 있었을, 꿈꾸던 가족의 모습으로 보여서 살짝 슬펐다ㅠ 누나 : 아웃팅에 관해서는 배려가 너무 없다 싶다가도, 본인의 부양 및 가장의 역할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욕심이 많다고 느낀 것은 누나 쪽이 아닌 타이가. 타이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 해야하면서도, 회피하고 싶은 일은 쉬이 회피한다.(누나가 이 때 '책임'을 언급한다.) 그래도 격동의 시기에다가 주인공이니만큼 참작할만은 하다. 결과적으로 2300만엔(+병원+집) 중에 400만엔이라도 받은게 어딘가 싶다. 매형 : 매형놈 수상하다 못해 확정이다. 게이더도 장착하고 있는데다가(실제 대부분의 헤남들은 게이에 대한 실재의 인식(내 옆 사람이 게이?) 자체가 거의 없어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생각조차 못하는 경우가 잦다.) 게이잡지를 본 것으로 확정. 디나이얼인지 코지처럼 위장결혼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초반부 타이가를 태워다주는 자동차 안에서 그의 태도를 보고 웬만한 사람들은 다 느낌이 왔을 것이라고 본다. 유도를 가르치는 매형보다 치과의사인 누나 쪽이 돈을 더 많이 벌어 매형이 집안일을 성실히 하는 것을 보면 성 역할의 전도도 살짝 보이고. 벤지 : 타이가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영혼. 마사지사도 나름 천직인지 샵 손님 중에서 괜찮은 사람과는 연락처도 주고 받곤 한다.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퀴어 인생답게 비련의 남창(본인들은 아니라고 했지만..)의 시련 중 하나인 성병(매독)에 걸리는 역할로 당첨. 보면서 저정도 반점이면 2기 매독인가? 역시 STD는 정기적으로 검사 받아야...라고 현실적으로 생각해버렸다. 그래도 마지막에 타이가와 미소를 주고받는 장면은 우당탕탕 우리네 퀴어 인생 이런 느낌이라 뭐 그냥 지나면 별거 아닌 해프닝처럼 생각하는 그들의 낙관론도 보이는 것 같고~(2기 매독은 열심히 치료하면 잘 나을 거다.) 솔직히 고마보다는 벤지가 더 게스타 감이라고 생각. 고마(게스타) : 타이가가 가엾어지기도 한다. 어쩌다보니 자신에게 과분한 상대와 보낸 하룻밤이 너무도 강렬하게 남아 다시 한번 그와 닿기 위해 나름의 노력은 하나 상대에겐 어김없이 괄시 당하는...ㅠ 어찌 보면 타이가가 좇던 꿈이나 이상향일 수도 있고, 영화가 '아이'에 집중하느라 한켠으로 밀렸던 타이가가 찾던 '사랑'일 수도 있겠다.(코지는 이미 결혼해서 끝났으니...) 아직은 대역이나 하는 GV배우라 직접적으로 고마에게 닿을 순 없지만 곧 그와 다시 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 희망찬 엔딩. (그런데 고마도 계속 여지를 남기는 것을 보면 타이가의 대포동이 대단하긴 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