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김자무씨

김자무씨

4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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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예쁜 말들

책 ・ 2021

평균 4.1

"바스러지는 햇빛 대신 차가운 남빛이 스며들며 사슴의 눈에 어둠이 녹아들었다. 풀 그리고 피. 피 그리고 돌. 돌 그리고 단조로이 내리던 비의 첫번째 빗방울이 만들어낸 검은 웅덩이. 그는 알레한드라의 완만한 어깨선에서 처음 보았던 슬픔을 생각했다. 그 슬픔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철이 든 후 느껴보지 못했던 깊은 고독감에 빠져들었다. 이 세계를 사랑함에도 이 세계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된 것만 같았다. 그는 세계의 아름다움 속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심장은 끔찍한 희생을 바탕으로 뛰는 것이며 세계의 고통과 아름다움은 각자 지분을 나눠 가지는데, 끔찍한 적자로 허덕이는 와중에 단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피를 바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4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