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90년대에 조금은 조악한 한국영화나 하더라도, 혁명 혹은 전복 서사는 신화처럼 뭔가 (레비스트로스식의) 원형서사의 느낌이 있다. 그 구조 형식만 띄더라도 마음이 뜨거워지는 마법. 출애굽도, 킹덤도, 왕건도, 레미제라블도, 전함포템킨도, 왕좌의 게임도 다 마찬가지. 내부자의 내적 고민들과 고난을 이겨내고 이뤄내는 스토리. 다만 파업전야는 노동버전일 뿐. 저 때는 파농 이야기처럼 폭력이 또 필요악이었던 거친 시대이기도 했으니까. 감사합니다. 연출적으로도 재밌는 점이 많다. 중간중간 삽입되는 다큐멘터리도 그렇고 (파로키 식의) 노동의 싱글 숏(?)도, 그렇고 마지막에 나오는 연세대의 모습도 그렇고 (지금과 얼마나 같고 다른가!). 여러모로 조악할 줄 알았던 것과 다르게 극도 숏들도 조명들도 엑스트라들도 장소들도 훌륭해서 90년대 한국영화를 얕봤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매 씬마다 소주와 담배가 나오는 게 이게 K 영화 근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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