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JE

JE

3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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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대저택

영화 ・ 1961

평균 3.6

2023년 07월 21일에 봄

저택이라는 공간의 고립감, 빈 공간 혹은 무언가를 반사하는 거울과 창문의 불길함, 기분 나쁜 인형과 구슬픈 오르골 음악 등 소도구의 스산함, 거기에 일상의 소음이 신경증적으로 들려오는가 하면, 가득하던 소리가 침묵으로 전이되며 섬뜩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정석적이다 싶을 정도로 이제는 익숙한 공포 영화의 분위기 같기도 하지만, 여전히 숨막히게 느껴지는 공기는 세월 속에서도 바래지 않아 보인다. 흑백의 강렬한 대비, 착란적인 악몽의 디졸브, 믿을 수 없는 시점 숏, 대상을 발견하는 순간 얼얼하리만치 긴박해지는 편집 템포 등 영화의 스타일 역시 낯설지 않지만, 서프라이즈에 앞서 무드와 리듬으로 스며오는 팽팽한 심리적인 공포는 크나큰 미덕 같다. 특히 아이들의 유난한 순수함과 저변에 흐르는 성적 긴장감이 뒤엉켜 영화의 결을 매만지는데, 단순한 오컬트적인 진상이 아니라 순수와 욕망의 불협화음 같은 불편한 조화에서 오는 미묘함이 인상적이다. 다만 소설 원작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드와 리듬으로 압도하는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너무 수다스럽게 느껴지는 대사의 양이 개인적으론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