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전작인 <시너님스>를 보진 않아서 이런 스타일을 원래부터 썼던 감독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메세지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 전달의 방법론이였습니다. 보통의 영화가 최대한 가리고자 하는 걸 이 영화는 최대한 과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제겐 마치 감독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계속해서 관객에게 상기시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멀미가 날 정도로 화면을 전환할 때 카메라를 과하게 움직인다든지, 점프 컷을 대놓고 사용한다든지 등 하지 않는 것을 꼭 하고 마는 감독의 고집이 발칙합니다. 이 영화에서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대변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순 없다만, 직업이 감독이라는 점이나 어머니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는 장면의 삽입, 자국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는 걸 보면 아마도 자전적인 얘기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감독의 이런 과시적인 연출은, 기술적인 면을 넘어서 감독 본인의 감정을 그대로 담고 나타내는 효과로도 느껴집니다. 다만 이런 시도 자체는 좋기도 하고, 과하게 사용하는 것도 아니긴 한데 그 방식의 결과물을 보면, 다소 어색한 면도 있고 전달하는 방식 자체에만 너무 매몰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워낙 메세지가 강하고 전달 방식이 거칠기도 한데 애초에 관객과 접점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영화가 앞서 나가며 메세지를 잔뜩 뿌리면 관객이 알아서 하나씩 주우면서 뒤따라가야 하는 식이라 어렵기도 하고 불친절하기도 한데, 그대신 하고 싶은 말을 가감없이 다 하는 데는 확실해 보였습니다. 대화가 정말 많은 영화라 쏟아지는 정보량에 좀 피로해지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사람을 잡아 끄는 힘이 있어서 묘한 긴장감을 가진 채로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라 다 보고 나면 멍해지긴 해도 불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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