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효능

5가지 사랑의 언어
평균 3.8
<1>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펼쳤다면, 분명 당신과 상대방 사이에 관계는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만에 하나 그렇지 않았더라도 너무 낙담 말라. 그대는 충분히 노력하려 하지 않았는가. . . <2> 사실 한 5년 전쯤에 이 책을 읽어 본적이 있다. 따로 서평을 쓰지는 않았지만 5가지 사랑의 언어 가운데 필자의 언어가 ‘봉사’와 ‘인정하는 말’이라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이 실제 연애하는 데 있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책 열심히 읽고 실천도 해보려 했지만 끝내 헤어졌어요, 그러니 이 책 쓰레기에요”라는 논리의 비약을 펼칠 생각도 없다. 한때나마 이 책 덕분에 나의 바람을 일종의 사랑의 언어로 정리하여 상대방에게 설명할 수 있었고, 반대로 함께 읽은 상대방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사랑의 형태가 무엇인지 차분히 알려주었던 것 또한 사실이니깐. 그런데 역시, 시간이 무서운 건 이래서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까마득히 잊고 말았다. 사랑의 언어도, 상대방과 소통하고 이해하려던 마음가짐도. . . <3> 이 책에서 새겨들어야할 내용은 많은 경우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사랑의 언어를 구사한다는 데 있다. 나와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에게 모국어로 열심히 떠들어봤자 상대방 입장에선 ‘나를 위해 노력하는구나’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이 역시 중요하지만(실제로 5가지 사랑의 언어 모두 사랑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왕이면 제대로 된 방향과 방법으로 노력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 . <4> 상대방이 느낀 섭섭함이나 바람(hope)을 모두 이 책이 말하는 5가지 언어로 규정하는 건 그야말로 무리수다.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연예시뮬레이션 선택지 고르는 것마냥 “음, 얘가 지금 이 사랑의 언어를 요구하고 있군!”하면서 적당히 찍어봤자 혼자가 될 뿐이다. 때로는 사랑의 언어가 하나가 될 수도, 때로는 복합적으로 두세 가지가 엮여 있을 수도, 혹은 저자조차 정의하지 못한 두 사람 사이에 언어가 있을 수도 있다. 핵심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해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 아닐까. 갈등 원인을 나의 관점과 상식으로 규정하지 않고 상대방 상황과 기분과 언어로 이해해볼 것.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면 답은 자연스럽게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우리가 갈등원인을 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니 “내가 왜 정말 화났는지 몰라?”라는 인생 최대의 난제에 부딪히고 마는 것 아닐까. . . <5> 연애를 시작한다면, 반쯤 재미삼아 이 책으로 각자의 사랑의 언어를 미리 파악해보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언어를 파악하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기에. 물론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당장 필자만 해도 읽고 있지 않은가). 이 책에서 소개되는 5가지 사랑의 언어는 결국 부부뿐만 아니라 가족 등 소중한 관계의 영역에선 얼마든지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이다. . . <6> 여담 어릴 적엔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되는 것만을 꿈꿨다. 그 이후는 반드시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 차 있었다. 반면 지금은 낭만적인 사랑 그 이후의 일상을 상상한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녀와 난 좋은 연인이자 친구가 될 수 있을지. 경제적인 문제, 가치관의 문제, 관심사의 문제, 남녀 문제 등에서 갈등 요인은 없을지 생각해본다. 당장은 문제가 없을 수 있더라도 필연적으로 관계의 유지를 위해선 사랑의 언어를 포함해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사랑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채 ‘아직 혼자가 낫겠다’는 빤한 결론에 이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