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J

스노우 화이트
평균 2.3
'스노우 화이트'는 백설공주 설화를 모티프로 한 이야기로, 계모의 질투로 인해 죽을 위해 처하고 알프스의 외딴 마을에 살며 일곱 명의 남자들을 만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 뿐만 아니라 독 사과, 7명의 남자 같은 부분들에서는 명백히 백설공주를 가리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혹당한 사람들'과 '님포매니악'의 묘한 조합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많은 동화들이 그렇긴 하지만, 백설공주 이야기의 주된 갈등은 미모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다소 구시대적이긴 하다. 이 영화는 이 "미모"라는 개념을 좀 더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섹슈얼리티의 대결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원작의 난쟁이와 백설공주의 관계가 이 영화에서는 상당히 다르게 묘사되며, 백설공주라는 캐릭터를 단순히 위기에 처한 공주가 아닌, 자신의 욕구와 섹슈얼리티를 탐험하는 여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연 루 드 라쥬는 물론 아름답기도 하지만, 남성 조연들이 그녀에게 빠지는 씬들에서 영화는 그녀의 새하얀 피부를 은은한 조명으로 더욱 부각시키며 피부 광고 수준으로 그녀의 피부가 빛이 나도록 연출한다. 그렇게 영화는 주인공의 매력에 하나 둘 씩 푹 빠지게 되는 남성들의 심리를 표현하며, 거의 마을을 정복해가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조금씩 더 알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그린다. 주연 뿐만 아니라 배우들 모두 서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다가가고 애정을 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으며, 악역인 이자벨 위페르는 비록 분량이 많진 않지만, 그 분량 내에서 노련함이 보이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다만 영화가 상당히 늘어지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7명의 남성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전개는, 비록 디테일에서 차이는 있을지언정, 전반적으로는 너무 반복적으로 느껴졌다. 그 과정이 끝났을 때에는 그 다음부터는 백설공주라는 모티프가 오히려 독이 되며 앞으로 올 플롯 포인트들이 뻔하게 예상됐기 때문에 관객으로서 흥미를 느끼기 힘들었다. 그런 예상들이 빗나가는 순간들도 있었긴 했고, 그럴 때에는 다시 재밌어졌지만, 전반적으로는 쓸데없이 어슬렁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톤도 다소 미묘한데, 약간 초현실적인 톤이 깔린 동화적인 분위기가 들다가도, 어느 순간부터는 좀 더 현실적인 인물 드라마로 변하기도 하며, 상당히 변속을 많이 하는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동화적인 분위기가 좀 더 마음에 들어서 아예 이 톤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이야기나 알프스 풍경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과 꽤나 어울렸고, 좀 더 현실적인 페이스에서는 뭔가 특별함을 잃은 듯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