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문희원

문희원

5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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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영화 ・ 2018

평균 3.5

S. 크레이크 자흘러의 관심사는 장르물의 역량을 억제하는 "법의 제약"을 역으로 활용하여 장르의 카타르시스를 강화시키는 데에 있는 듯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현실을 초월하며 제약을 무시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 내에서 법이 폭력을 규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극하는 역설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려 한다는 것이다. - 예컨대, <창살 속의 혈투>에선 폭력에 따른 처벌의 결과인 감옥의 공간이 관념상 반대의 의미로 작용해 폭력이 강화될수록 공간의 환경 역시 함께 악화된다. 이러한 전개는 현실의 제약을 이겨낸다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배제한 채, 법의 밑바닥에서 억압될 수 없는 폭력의 수위를 극도의 강도까지 올라가게 한다. - 결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드래그>는 공권력의 명목을 상실한 폭력적인 경찰과 타락한 사회에 고통받는 빈곤층을 주요 인물로 설정한 채, 그들에게 있어 생계의 해답이 법 밖의 공간에 있을 수밖에 없음을 알리며 현실에 폭력으로 반발한다. 허울 뿐인 법의 명목 하에 인종, 성별, 나이 등의 차이가 무의미해지고 영웅과 악당의 경계조차 구분되지 않으며 그로테스크함만이 만무한 국가가 곧 미국이라는 비판정신이 강하게 깃들여져 있다. 이러한 극도의 허무주의 속에서도 인간성에 대한 신뢰의 여지를 잃지 않는 마무리가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