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스스로 갇혀살아온 사람. 속삭이는 내 안의 부정의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하지만, 수군대는 타인의 목소리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던 사람. 물 밖으로 끌어올려 준 사람을 향해 물 속으로 함께 가기 위해 손을 잡는다. 무언가로 분류될 소수자로서가 아닌 이름을 가진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로서 당당히 군중 속으로.” 다름은 분명 틀린 게 아님을 분명히 명시함에도 서로의 차이로 분류된 집단들은 서로 간의 멸시와 우월로 범벅된 차별로 변질된 지 이미 오래인 듯하다. 여전히 낯선 존재와의 공존을 위해서는 서로가 그 다름을 인정해 주지 않는 이상, 누군가는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살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임에는 분명하지만, 본인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나를 향한 부정의 시선들과 오르고 내리는 입들에 어느새 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믿음도 점점 무너져가는 것이다. '알베르토'는 '루카'를 물 밖 세상으로 끌어올려 준 최초의 존재였다. '루카'에게 '알베르토'는 두려움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동경의 대상이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조차 누군가는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세상 속에 스스로를 가두며 살아간다. '알베르토' 역시 그 어떤 사람들보다 자유를 꿈꾸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조차 마을과는 떨어져 돌들로 세상과의 담을 쌓고 살아온 존재였으니까. '알베르토'는 내 안의 부정의 목소리들을 향해 닥치라며 새로운 도전을 향한 스스로에게 머뭇거리게 만드는 것들을 무시하는 방법을 일깨워주었지만, 정작 그들을 향해 수군대는 타인의 목소리들에는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남들은 신경 안 쓰면 되겠지 싶어도, 우리가 세상과 타협을 할 때엔 거부하고 무시하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는 오히려 서로를 향한 적대감만 커지게 만들기에. 영화를 보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은 서로만이 의지할 사람이었던 그들이 서로를 밀어내려 할 때였다. '루카'는 점점 인간인 '줄리아'와 어울리게 되고 그런 모습을 '알베르토'는 맘에 들지 않는다. 우리를 바다 괴물로 부르는 이들의 세상에 우리는 결코 어울릴 수도 없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루카'는 더 이상 바다 속 세상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니, 그는 인간 세상에 더욱 속하고 싶어한다. 결국 '루카'는 자신의 정체를 함께 드러내는 대신, '알베르토'에게 괴물이라고 손찌검을 한다. 사람들은 '알베르토'에게 창을 던졌고, 그는 그렇게 쓸쓸히 홀로 차가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를 괴물로 분류하는 이들의 세상을 무탈히 살기 위해 우리마저 서로를 배척할 때면, 괴물과 같은 소수자들로 분류되어버린 우리를 위한 공간은 더 이상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세상은 안 그래도 우리를 향해 미움과 낯선 감정들의 시선으로 가득하다. 누군가는 그 세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냉정한지, 차가운지 뼈저리게 느꼈을 테다. 아, 이 세상에서 우리는 온전한 우리 모습대로 살 수 없겠구나. 대회 도중 비가 쏟아지면서 지붕 밑으로 비를 피한 '루카'를 향해 '알베르토'는 우산을 들고 뛰어간다. 사람들은 바다 괴물의 모습인 '알베르토'를 향해 경악을 하지만, 그는 꿋꿋이 '루카'에게 다가간다. 적어도 너만은, 아직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너만은 세상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지켜주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겠지. 달려오던 ‘알베르토'는 결국 빗속에서 넘어진다. 인간들은 비에 젖은 바다 괴물의 온전한 모습을 보고 있다. 영화의 가장 뭉클한 순간은 지금 찾아왔다. 그가 지키고자 했던 사람, '루카'는 되레 넘어진 그를 향해 손을 먼저 건넨다. 비를 맞으며 인간의 모습이 아닌 본연의 모습으로 '알베르토'를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우리를 위한 공간조차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겠는가. 그들로부터 숨는 것은 해답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그들을 무시하는 것 또한 해답이 아니므로. 서로가 괴물로 여긴다고 해서 숨어버리고 무시한다면 우리가 괴물이 아니라는 걸 세상이 알 방법도 없지 않을까. 사람들은 그들에게 바다 괴물이라고 소리치지만, 그들에게도 이름이 있다. '루카'와 '알베르토'라는 이름. '알베르토'는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스스로 갇혀살아온 사람이었다. 속삭이는 내 안의 부정의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하지만, 수군대는 타인의 목소리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던 나약한 사람이었다. 그는 '루카'를 물 밖으로 끌어올려 주었지만, '루카'는 넘어진 그의 손을 잡고선 되레 물속(빗속)으로 들어간다. 무언가로 분류될 소수자로서가 아닌 각자 이름을 가진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로서 당당히 군중 속으로. 결국 그들의 관계는 우정을 넘어 서로에게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 멘토이자, 구원자였다. ‘알베르토'가 ‘루카'에게 걷는 법과 일어서는 법을 알려주었던 것처럼, ‘루카' 역시 넘어진 '알베르토'에게 이 세상으로부터 당당히 일어서는 법을 알려주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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