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정우

Sonny Boy
평균 4.0
해석의 즐거움이 아닌 해석의 괴로움은 실패한 연출. . 나는 이 작품이 "난해하다." "결말이 너무 뜬구름 잡는 느낌이다." "주제가 통일되지 않았다." 등의 그런 이유로 비판적인 입장이 아니다. 이런 요소들로 비판한다면 그건 작품에 걸맞지 않는 부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품이 은유와 이야기, 연출 등 이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조악한 측면이 존재한다. . 이 작품은 해석을 하지 않으면 즐길 수 없다. 좋다. 그렇다면 해석을 해냈을 때 쾌감을 느끼거나 즐거움과 놀라움을 주는 지적 유희로서 잘해내면 이 분야에서는 좋은 작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해석을 하고나면 놀라움 보다는 피로감을 부른다. 대략 5화 정도가 되면 "왜 굳이 이런거까지 이렇게 전달하는거지?" 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아방가르드라고 해서 이야기의 모든 핵심적인 서사까지 숨겨놓고 은유적으로 전달할 이유는 없다. . 예를 들어서, 마이클 베이의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계속 나오는 폭발과 쉬지 않고 움직이는 카메라 워크에 감각이 둔해져서 지루함과 피로함을 준다. 한게효용법칙에 의하면 더 그렇다. 이 작품이라고 다르지 않다. 씬과 씬, 심지어 프레임 단위로 숨겨놓은 상징적 표현과 미장센, 대사들을 하나하나 해석하다 보면 "어디까지 해석해야돼?" 수준이 되고, 해석으로 인해 얻는 쾌감과 즐거움은 점점 해석의 피로와 괴로움으로 변하게 된다. . 장면 단위로 이러한 연출과 표현들이 완급조절 없이 지나치게 투과되어있어서 이야기의 밀도가 지나치게 높고 그런 와중 나츠메 신고 특유의 느슨하게 조절하는 적은 밀도의 편집은 서로 불협화음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 이 작품의 플롯에는 큰 문제가 없다. 청춘에 대하여, 선과 악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이토록 복잡하게 대중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 아닌 자신의 취향으로 대중을 적응시키려는 대담한 시도는 높이 평가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정도 밀도의 은유가 정말 필요했다면 애니메이션 보다는 소설에 더 어울리는 내용이 아니였나 싶다. . 아라키 테츠로의 '버블'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글이였다면 더욱 매력적이였을 내용을 영상으로 풀어내니까 괜히 작품이 더 둔해진 느낌이다. . 어쨌든 분기 최고 기대작이였으나, 분기 중 가장 실망감이 큰 작품이 되어버렸다. 이래서 기대 너무 하면 안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