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화가 Kidding만큼만 미쟝센을 따진다면,
인류는 평화와 번영을 누릴 것이고,
남북은 진작 통일 됐으며,
나는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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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ity is a disease, Fantasy is a pill.
It's not a lying if heals."
"머릿속에 있는 것과 실제는 다를 수 있단다.
그게 현실이야, 꼬마야."
기록하고 기억하는 동물인 인간에게 치매만큼 가슴아픈 병이 있을까. 한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그것과 관련된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존재는 인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기억이 허물어지고 그 사람의 삶에서 내가 사라진다는 상상은 끔찍히 괴롭다. 이 고통의 순간에 공드리는 판타지를 제시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상상은 현실과 다르다. 하지만 괴로운 현실에는 판타지만한 힐링도 없다. 이것이 우리가 가끔 터무니없는 상상(가령 언젠간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을 하는 이유이고 영화, 드라마 등의 예술의 허구성을 눈감아주는 이유다.
에피소드 10에서는 Time Stop이 발생한다. 끊임없이 시간을 되돌리고자 하는 윌의 바람을 들어주면 좋았을텐데, 왜 공드리는 시간을 멈추는 연출을 선택 했을까? 드라마 속 치매요양원 속의 인물들은 달콤한 과거를 맛보고 있지 않은가?
현실과 판타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다. 판타지는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제프는 시간을 훔치라 한다. 아이들에게 집에 있는 시계를 한 시간씩 앞당겨 그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라고 한다. 이제 아이들마저 판타지의 속임수를 깨닫는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을 훔쳤다는 판타지를 믿은 채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키딩이 담고 있는 아름다움은 여기에 본질이 있다. 마음껏 상상하고 얼마든지 동심에 남아도 좋지만, 상상의 힘은 현실을 향해야 한다.
'Deus mathmatica'
현실의 괴로움을 감쪽같이 해결해줄 마법 숫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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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
트루먼 쇼의 마지막 장면은 강렬하다.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교묘히 조종하던 이들을 물리치고 자유를 얻게 되자, 그것을 시청하던 사람들은 채널을 돌린다. 비판할 것을 비판하지 못하고 인간의 삶조차 즐길거리가 되어버린 세태를 비판한다.
시즌 2의 에피소드 5 '3101'은 비슷한 형식을 취한다. 가슴 아픈 이별을 다룬 '피클스'의 3101번째 에피소드가 끝나고 제프는 채널을 돌린다. TV에서는 애정이 담긴 캐릭터가 자본주의를 위해 상품화되어 소비되고 있다.
같은 방식, 전혀 다른 메시지. 훌륭한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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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대사>
"Only use a bad word,
when no good words will do."
"Welcome to the I Don't Know."
"Do you know how we know Jesus as a real person? Because people didn't like him. He had enemies. If everyone has something to thank about you, History questions your very existence."
"폭포수가 엄마 같더라구요. 어디에나 존재하고 아이를 어디에나 데려다주니까요."
제프가 되고자 했던 어디에나 있는 존재는 신이 아닌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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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500부작은 되야지 무슨..20개로 끝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