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zel

그거 사전
평균 3.2
2024년 12월 31일에 봄
어문 계열 전공이면서, 문학보다는 문법과 언어학, 언어 그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흥미 있게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ㅋㅋ 뿐만 아니라 각종 트리비아, 토막상식, 잡지식에 환장하는데 이런 지적 욕구도 상당히 충족시켜준다.ㅋㅋㅋㅋㅋ 일본식 카레 중 사과+꿀 맛이 나는 바몬드 카레가, 미국 버몬트 주의 한 의사가 사과식초와 벌꿀을 섞어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주장한 것에서 착안했다는 내용이 어떻게 재미 없을 수 있을까ㅋㅋㅋㅋㅋㅋ 평소에도 어원, 조어 등에 관심이 많아서 반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ㅋㅋㅋㅋㅋ 인상 깊은 내용 몇 가지. - 2001년 영국의 로빈 쿡 외무부 장관은 "치킨 티카 마살라야말로 진정한 영국의 국민 음식"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치킨 티카 마살라는) 영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음식일 뿐만 아니라 영국이 다른 문화를 흡수해 적응한 방식을 완벽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제국주의 열강이었던 영국이, 자신이 침탈한 식민지 식문화를 '흡수해 적응시켰다'라며 국민 음식으로 정의한 것이다. 좋게 말하면 공감하기 어려운 주장이고, 솔직히 말하면 양심의 출타 여부를 묻게 된다. (p.35, 소스 보트) / ㅋㅋㅋㅋㅋ진짜.. 양심 뒤졌냐 - 매콤한 맛과 강황, 노란색, 큼지막한 돼지고기와 감자 고명 등이 특징인 한국 카레는 인도의 커리, 영국식 커리, 일본의 카레와는 다른 정체성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 한 편을 차지했다. 영국과 일본을 거치며 본토의 매운맛을 잃어버린 인도 커리가 한국에서 다시금 매운맛을 되찾은 점도 재미있다. 하루쯤 지나 맛이 깊어진 엄마표 카레에 신김치까지 곁들이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추억의 맛이 완성된다. (p.39, 소스 보트) / 저기요.. 읽는데 침 고여요.. - 도구 없이는 미술 작업을 시작하기 어렵다 보니 미대생의 짐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노트북도 무겁다며 아이패드만 달랑 들고 다니는 문과대의 만행에 분노가 치민다. 하지만 이내 침묵한다. 길이 2미터, 무게 20킬로그램의 콘트라베이스를 힘겹게 들고 가는 음대생을 만났기 때문이다. (p.163, 화구통) / 이런 식으로 자꾸 뻘하게 웃기는데 은근 취향임ㅋㅋㅋㅋㅋ - 우리나라에서는 도어노커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 역할을 평소에 갈고닦은 목청이 대신했기 때문이려나. "이리 오너라!" (p.168, 도어노커) - 도어스토퍼의 복잡한 사정은 문의 양면성 때문에 생겼다. 닫히니까閉 문門이다. 열리니까開 문門이다. 뒤집으면 곰이다. (p.175, 도어스토퍼) / 아...ㅡㅡ (positive) - 노루는 굽 앞쪽이 갈라져 두 개로 나뉘는 우제목 동물인 반면, 말은 한 개의 굽을 가진 기제목 동물이다. (...) 도어스토퍼에서 바닥에 닿는 부분의 형태는 노루발보다는 말발굽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말 호칭도 후자가 적합하다고 혼자만 생각하고 있다. (p.176, 도어스토퍼) / 아 이런 오타쿠적 모먼트 너무 좋음ㅋㅋㅋㅋㅋㅋ - 하녀나 식모를 두지 않고 스스로 부엌일을 하는 근대적인 '신여성'에 대한 환상, 가정을 부양하는 바깥양반을 잘 내조하고 자녀 교육과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현모양처 '집사람', 이후 직장 생활로 돈도 벌면서 살림도 살뜰히 챙기는 '슈퍼 맘'까지 이어지는 성역할론의 연대기는 장구하고 견고하다. (p.185, 아일랜드 식탁) / 이 정도 지성과 통찰은 가진 남류작가의 책이라 불편함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듯~~ㅋㅋ - 총기함 잠금쇠를 '시건장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일본식 표현으로 잠금장치 등으로 순화하는 편이 낫다. 순화하는 김에 촉수 엄금도 '손대지 마시오'로 바꾸면 좋겠다. (p.197, 크리센트) / 👍 - 2015년 국립국어원에서 '뽁뽁이'라는 우리말을 버블랩의 순화어로 공식 선정했기 때문에 뽁뽁이도 맞는 표현이다. 다른 나라에서의 호칭이 원래의 용도와 외형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국에서의 호칭은 손가락으로 공기주머니를 눌러 터트리는 심심풀이 활동에서 유래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p.208, 버블랩) / ㅋㅋㅋㅋㅋ아 한국인들 ㄱㅇㅇ.... - 퍼걸러는 덩굴식물을 지붕으로 삼는 휴식 공간이다. (...) "아파트 앞 쉼터에서 만나." 대신에 "퍼걸러에서 봐."라고 말하면 좀 더 있어 보이지만, 상대방과 못 만날 가능성도 커진다. (p.292, 덩굴시렁) /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비록 그(버펄로 빌)의 쇼는 서부시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사실 그는 무척 진보적인 인물이었다.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을 존중하고 시민권을 지지했으며 여성의 권리와 참정권을 주장하며 공정한 고용과 급여를 보장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참정권에 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맞소. 큰 제목으로 버펄로 빌이 여성 참정권을 지지한다고 적어주시오. 여자가 남자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투덜대는 작자들은 날 웃게 만들거든.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고, 그렇다면 같은 임금을 받는 게 마땅하지." (p.316, 회전초) / 1800년대 말 "진짜 남자"의 말👏 다만 '사전'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이 주는 강박이었을까? 재미라도 있든가 유익하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내가 이것까지 알아야 할까라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표제어도 꽤 있었다. 선택과 집중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