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원

경애의 마음
평균 3.8
빨간책방에서 김금희 작가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경애(敬愛)의 마음이란 뜨겁게 가까워지고 하나가 되고 싶은 사랑의 마음들 사이에 존경이라는, 상대를 위한 간극을 마련해 주는 마음이라고 . 애틋함과 조심스러움. 소유하고 싶은 마음과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 그 중간쯤 어딘가 . 늘 변치 않는 '상수'보다는 공동, 제로, 미지수로 더 존재하는 '공상수'씨. 상수동 사는 공상수씨 캐릭터 매력넘친다 경애하는 경애씨랑 잘 됐으면 ㅎ . 현웃음을 빵 터뜨린 것도 몇번인지 모르겠다. 번역문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위트와 재미 . 로맨스 소설이지.. 싶다가도 마음과 마음들이 만나는 힐링소설이란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 . -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란 자기 자신을 가지런히 하는 일이라는 것. 자신을 방기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사람의 의무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해서 최선을 다해 초라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 - 마음을 어떻게 폐기하느냐고 물었지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느냐고. 그 사람이 '나 너랑 전처럼 자고 싶어. 따뜻하게' 라고 말한 날이 있었고, 당신은 결정했고, 그렇게 욕실에 들어갔다 나오자 정작 그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옷을, 양말까지 챙겨 신은 뒤였다고. 그러고 나서 데려다 주겠다는 그 사람 차에 타지 않고 택시로 강변북로를 달려 돌아오는데 자신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쟎아요. 그 새끼 뭔가요. 뭐 사람 테스트해본 겁니까. 대체 어떤 욕을 해주어야하나 아주 고퀄 레전드급으로 쌍욕을 해주고 싶지만. 폐기 안해도 돼요.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긴 했지만 파괴되진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쟎습니까 -p176 . - 사랑의 시작이 그토록 낭만적인 것은, 이후 일어날 끔찍한 살인사건을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가장 서정적인 씬들을 앞쪽으로 배치하라는 트뤼포의 영화창작론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었다. 사랑 이후에는 잔혹한 파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