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전태랑

전태랑

7 years ago

3.5


content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시리즈 ・ 2018

평균 4.1

천편일률적 하렘 러브스토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확실한 색채를 갖는데 성공한, 라노벨 원작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최상급 작품. 다소 실망스러웠던 이번 분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다. 시니컬하고 매사에 의욕 없어 보이면서도 속이 깊은 주인공의 독특한 성격과 이것이 만들어내는, 작품 전체에 흐르는 건조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는 상당히 많지만 학원물 애니메이션에서 이와 같은 느낌을 받은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쩌면 처음이었을지도. 그 외에도 칭찬하고싶은 부분은 많다. 매 에피소드마다 주역이 바뀌지만 결국 정실부인은 정해져있으며, 나머지 히로인들과는 필요 이상 가까운 관계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 첫 화부터 쇼코라는 떡밥을 투척해놓고 매 에피소드에서 이를 조금씩 풀어나가며 흥미를 지속시킨다는 점. 짧은 화수에 많은 원작 분량을 다뤘음에도 각색을 잘 해서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고 이야기가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점. 전체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라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의 요소를 잘 피해나갔다. 다만 이 작품에서도 아쉬웠던 점은 있다. 첫째는 마지막화 자체는 만족스러웠지만 결국 끝까지 밝혀지지 않은 쇼코의 정체. 후일 이어진다는 극장판에서 이를 얼마나 잘 다뤄줄지에 따라 이 작품 전체에 대한 인상이 상당히 달라질 것 같다. 이 정도 역량을 가진 제작진이라면 잘 만들어 줄 것이라 믿지만. 둘째는 첫 에피소드의 이질감. 이후 에피소드들과는 달리, 첫 에피소드는 쓸데없이 바니걸 복장을 등장시키고, 엉덩이를 차는 등 대놓고 오타쿠 계층을 노린듯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내용들이 작품과 잘 어우러지지 못하고 몰입을 방해하며 분위기를 해친다. 에피소드 자체의 완성도도 좀 떨어지는 편. 애초에 다른 에피소드들과 달리 설정부터가 은근 복잡하고 구멍이 많아서 좋은 에피소드가 되기 힘들었다. 마지막은 여담이지만.... 과학도로써 후타바 리오의 말과 행동들. 이상하게 사춘기 증후군을 양자역학과 엮으려 하는데 이게 결국 제대로 대응하는 관계가 아니라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또한 실험실의 비품으로 커피를 끓여먹는것은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이다.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비품에는 적은 양의 시약이 남아있기에 여기다 음식을 해먹었다간 나중에 암 걸려 죽기 딱 좋다. 내가 교사였으면 당장 과학부 폐부시켜버렸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