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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빈

박수빈

6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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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책 ・ 2019

평균 3.4

줄리언 반스는 소설도 그렇지만 에세이는 특히 주제가 넓고 깊다. 요리, 음악, 미술, 죽음 등등. 반스의 에세이는 두 번째인데, 이렇게 그가 미술에 조예가 깊은지 몰랐다. 대략 1850년-1920년대 사이의 프랑스와 영국 미술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사적인 미술 에세이를 써냈다. . 옮긴이의 말에, 그를 에세이스트보다 소설가로서 높이 평가하는 문학비평가에 대한 반스의 반박이 소개된다. . ‘에세이 작가는 이해할 수 있고 축소할 수 있는 것을 말하지만, 소설가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이해하기 힘들고 무질서한 무엇을 말하고자 하지 않는가? 소설은 질문을 던지고 저널리즘은 대답을 시도한다-그 질문이 같은 질문은 아니지만.' . 그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시대의 소음"이 떠올랐다. 확실히 그는 불가해하고 무질서한 삶의 세계를 펼쳐보이는 데 탁월하다. 억울할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도 반스는 에세이스트보다 소설가로서 더 좋다. . 하지만 소설가답게, 미술을 얘기하는 그에게서는 철학적이고도 아름다운 사유가 흘러넘친다. 그는 인생의 겨울을 아는 인간이다. 세잔에 대한 글에서처럼, 죽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더 대담한 자질을 필요로 함을 이해하는 예술가이다. 계속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분발해야 하고, 타락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아내를 잃고도 사랑과 삶을 이어나가는 그의 개인사를 알기에 눈물이 나는 대목이었다. . 그럼에도 너무나 사적인 에세이다. 원제가 Keeping an eye open인데,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이라고 번역한 출판사의 양심적인 고충(?)을 알 것 같기도 하다. . 일단 생소한 미술가들이 많고, 소개되는 삽화도 매우 적다. 그가 몇 십년 간 경험한 미술의 세계를 말 그대로 줄리언 반스라는 인간의 필터를 거쳐 써내려간 것이다. 그러므로 줄리언 반스의 팬이거나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다면 읽기 어려울 책이다. 책 표지는 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