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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의 썸머'는 맨날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무용수 제인이 친구와 함께 방콕으로 여행가며 음악가들인 두 남자를 만나며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에로틱 영화다. 에로틱 장르는 장르의 특성 때문인지 사람들의 인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주목 받기도 힘들고 어떤 장르적 틀에서도 잘 못 벗어나는 것 같다. 그런 것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들어갔는데, 이 영화는 게으른 저예산 에로 영화가 아니고 그보다 조금 더 창작적 야심은 있어 보였다. 멜로 영화나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빠진 캐릭터 간의 그 깊은 감정을 연기와 연출로 담아서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로 영화도 멜로물의 연장선에서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에로틱 장르는 그 감정이 성욕에 많이 치중돼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베드씬은 단순히 배우들보고 옷 벗고 섹스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숨 소리와 몸과 몸이 서로 비비는 그 섬세한 소리 연출부터 해서, 섹스 씬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승전결과도 같은 무언의 감정 변화를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최대한 잡으며, 이를 하나의 춤과도 같은 리듬감으로 편집하는 예술이 에로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베드 씬에서 필요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침대 밖에서는 뻣뻣하고 대사 전달도 어색하지만, 침대 위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호흡을 선보였다. 영화의 이야기는 단순히 사랑이나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한편으로는 주인공 제인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이 부분은 영화의 초반과 후반부 이야기에서 잘 다뤄진다. 하지만 중반부에 있는 방콕 부분은 뭔가 완전히 별개로 이뤄지는 듯한, 다소 전형적인 에로틱 멜로물처럼 느껴졌다. 어떤 면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탐색하는 부분이라고 봐서 주제와 연결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주인공과 관련된 과거사나 현재에 있는 드라마와 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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