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팜므파탈캣💜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평균 3.6
2021년 12월 05일에 봄
서늘한 칼날이 무수히 꽂히는 끔찍하고 적나라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 시대적으로 2000년대 초반의 감상인 것은 맞으나 여러 이야기는 지금 2021년에도 적용될 만큼 또렷하고 날카롭다. 마음이 너무 추적추적 갑갑해지는 단편들이고 천재적이다. <사랑은 단백질> 치킨을 먹으면서 봤는데 치킨의 맛이 차고 역겹게 느껴졌다. 생존을 위해 우리는 많은 것을 버린다. 살기 위해 짐승이 된지 오래다. - 1. "내다리 치킨" 이름부터 너무 ㅋㅋㅋ 너무하다구 2. 돼지 저금통을 가르는 것을 구걸하는 거지의 배를 갈라 비틀거리게 만드는 걸로 표현함 ㄷㄷ 무서워 3.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돼지저금통을 따서 치킨을 시켜먹고, 족발집 사장(돼지)은 자신의 팔을 잘라 팔았는지 의수, 치킨집 사장(닭)은 제 아이를 튀겨 팔았다. <콜라맨> 지긋하게 세월이 흘러서야 담아낸 속죄가 과연 콜라맨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 1. 자신은 싸움하지않는다며 고고하게 굴던 동욱은 엄마 돈을 훔쳐 동네 바보 콜라맨 천수를 가지고 노는 고지능 나쁜애였다. 놀이에 심취해 천수 엄마의 돈을 훔치고 그러다 제 손으로 천수 엄마를 죽여놓고 이야기를 지어내 천수가 자신이 엄마를 살해했다고 말하게 만든다. 바른 척 하는 애들이 더 무섭다 진짜. <밥그릇> 약자를 짓밟아 영웅이 되는 것이 훨씬 쉽다 <공룡 둘리> 가난은 명랑만화의 낭만도 다 죽여버린다. 돈 없이 꿈과 희망~ 하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가 있을까? - 1. 고길동 사후, 외계인들은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둘리는 많이 다치고 또치는 눈칫밥 먹기싫어 집나가 매춘을 한다. 도우너는 고길동을 속여 사기를 치고(자신도 속았을지도) 철수 손에 팔려간다. 철수도 어쩔 수 없다. 폭력적으로 자란 희동이가 또 사람을 때려 감옥에 가게 생겼기 때문에 합의금이 필요하다. 쪽쪽이 모양 귀걸이를 한 희동이를 보고 어쩜 이렇게 착잡한 기분이 드는 것일까. 답답한 마음에 둘리는 마이콜을 찾아보지만 그도 나이트 삐끼로 겨우 먹고 사는 중이다. 결국 생존하지 못한 둘리는 고길동의 무덤에 누워 죽음을 맞이한다. "아저씨 다시 빙하기가 오려나봐요." <리바이어던> 소통하지 않으면 제대로 통치할 수 없다. 완벽한 통치, 완벽한 국민이란 독재를 의미한다. 빅 브라더가 생각나는 리바이어던의 눈들이 소름돋는다. <선택> 전형적인 옛 한국 남성의 모습 '이진석' 군기를 잡아야 안 기어오른다. 유도리 있게 해야한다. 무식한 강자로 군림하며 으스대지만 사실 제 속으로도 자신의 찌질함을 알고있는 그래서 임정훈의 최씨 아저씨의 눈빛에 멎어버리는. 지독하고 역겨운 그 선택들이 화려한 현재에 이르게 했을지는 모르나 계속해서 그 눈빛이 남아 괴롭혔으면 좋겠다. 행복하지 못하게. 왜냐면 그 선택은 틀린거니까. <솔잎> 어쩌면 인류는 더 빠르게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계몽은 혜택이고 계몽으로 인해 자신의 희소성이 낮아질거란 판단에서 이 제사장 부자처럼 사실을 숨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실패는 두렵지만 때로는 실패가 발견과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가면무도회>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는 말 사람의 탈을 쓰지 않았다고 믿어서 가능한 건 아닐까... 무리에서 깨달은 자가 되는 것은 외롭고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더 다들 깨닫지 않는 걸까. - 1. 수치심을 모르는 배설욕, 성욕, 그리고 인육을 먹어치우는 식욕. "우린 사람이잖아요."라는 깨달은 자에게 "알어. 근데 그거 말하는 거 반칙이거든" 이라며 먹어치우는 가면의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