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 20년 넘게 지속되어온 관계가 어떻게 박살나고 치유되는지, 또 한 때의 쿨함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습관이 얼마나 나를 갉아먹고 있었으며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명예와 부를 거머쥐었지만 곧 죽어도 같은 음악을 담기 싫다고 스튜디오 음반은 거의 10년 가까이 내놓지 않았던 그들. 그들 스스로도, 타인들과도 마찰을 빚던 이들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내외적 갈등들이 입 안에 쓴 맛이 돌게 한다. 하마터면 밴드 해체 기록물이 될뻔한 다큐 영화. 밴드 역사상 최악의 앨범으로 귀결되었지만, 8집의 귀기 어린 가사들을 보면 어렵사리 내딛은 하나의 발걸음이 아니었나 싶다. 대곡을 그대로 연주하거나 과거의 곡들을 조화롭게 엮은, 8집 이후 공연에서의 세트리스트를 보면 분명히 그들 내면의 변화가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