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라울 월쉬는 이따금씩 영화에서 섹슈얼리즘을 뻔뻔하게 거세시킨다. 결국 라울 월쉬는 존 포드가 아니다. 또는 하워드 혹스나, 윌리엄 와일러와 명백히 다르다. 심지어 함께 잊혀져 가는 이름 중 하나인 윌리엄 A. 웰먼과도 목적지가 다르다. 월쉬는 주제(따위)를 비웃으며 영화에 건조한 무드와 경직된 행위만 남긴채 서사의 방향을 완전히 증발시킨다. 이러한 강박은 마치 영화의 '완성'으로부터 끊임없는 도망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 없는 추적>을 보고 나서야 <북을 울려라>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았다. (또다른)<추적>과 <화이트 히트>, <하이 시에라> 역시 월쉬가 발길질하는 세계의 연속이었다. 월쉬의 영화에서 '장르'란 '버림받은 남자들'을 가려놓기 위한 도구처럼 느껴진다. (결국 <영웅본색>은 어디서부터 흘러온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10분은 라울 월쉬가 '무성영화'에서부터 시작한 감독이란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훌륭한 활동사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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