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평균 2.8
2023년 12월 20일에 봄
캐스트 어웨이, 스키니진, 상꼰대, 로키 여러 별명으로 불리던 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는 ‘동생’이었다. 디씨 최애캐 등극 꼭 서로에게 창을 겨눠야 할 필요없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편견 없는 세상을 살면 되니까. 제임스완의 블록버스터 연출은 이제는 황홀스러운 지경이 되어버렸지만, 규칙이 정해져 있다. 아마 <인시디어스>, <컨저링> 시리즈를 비롯한 공포영화에 제작 관여를 하며 버릇이 됐을지도 모르는 ‘갑툭튀’ 전개이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극적이게끔 보이려는 의도가 다분’이었으며 (잔잔한 흐름-> 갑작스런 사건 발생) 혹은, (위기-> 갑작스런 구출) 같은 흐름이 그의 전작들에 항상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완의 작품을 많이 봐온 사람이라면, 이제 그 흐름이 눈에 익어 ‘다음 장면이 예상되는 경지’까지 도달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흥미가 진진해야 하는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 약간의 브레이크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 혼자 어떻게 했는지 알려줄까? 승리를 축하하고 패배에 슬퍼하며 다음날 그것을 반복했어. 때론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영웅적인 행동이란다.“ 올 한 해 영화 시장의 키워드를 뽑자면 그것은 바로 ‘편견’과 ‘화합‘일 것이다. <가오갤 3>, <엘리멘탈>을 포함한 올해 개봉한 다수의 화제작들이 주는 메세지는 전부 그러했다. 아무 이유 없이 ‘육지’를 두려워하고 불신하며 ’적대심‘을 가지는 세상은 끝났다. 이 세상은 낮과 밤으로 이루어져 있고 태양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그 세상을 변화시킨다. 멈춰있는 건 우리들의 편협한 시각뿐이라는 걸, 제임스완식 블록버스터에 곁들여 설득력 있게 잘 풀어낸 것 같아 그 부분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제가 잘하는 걸 하고 싶어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해요. 반드시 할 겁니다.“ 전편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러브 스토리‘였다면 이번 편은 단연 함께 할 수 있다는 ’가족 드라마‘였다. 아이를 납치한 분노, 돈독해지는 형제간의 우정, 아버지를 위한 복수 등등 모든 인물간의 관계가 ’가족 드라마‘로 구축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부신 영상미와 액션의 서사 같은 부분은 전편이 나았으나,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메세지만큼은 이번 작품이 훨씬 좋았다. ”편견을 버리면 또 다른 세상이 널 기다려.“ 전편과 다를 바 없는 흐름과 재미라서 1편을 재미있게 보았다면 이번 작품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바닷속을 헤엄치는 듯한 생동감은 <인어공주>를 뛰어넘었고 미장센도 훌륭했으며 액션 또한 <분노의 질주 7>에서 봤던 만큼 스펙타클했다. 전개와 스토리의 결함만 제외하면 굉장히 잘 만든 팝콘 무비. ”이제 내게 빚은 없는 셈이야.“ ”나름 좋은 왕이니 자책하지 마. 옳은 길이 훨씬 힘들지만 그 길을 걸어가잖아. 계속 본능대로 가. 형이 이끌면 아틀란티스도 따를 거야. 진정한 왕은 다리를 놓는 자니까.“ [이 영화의 명장면] 1. 데저터 감옥 머리가 길고 야윈 옴의 각성 묘사가 조금 연약한 게 아쉽지만 그래도 광활한 바다 풍경과 대비되는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와 데저터 감옥의 신비로움, 그리고 전편에선 볼 수 없던 아쿠아맨과 옴의 시너지 액션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작품. 동생이라 부르지 말라는 츤츤함이 후반부에 ‘형’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 암시되기도 했다. ”자, 케스트 어웨이. 어서 윌슨 챙겨.“ 2. 정글 큼지막한 메뚜기떼들이 달려오는 끔찍함은 마치 <인디아나 존스>, <헝거게임> 시리즈를 연상시켰고 삐걱거렸던 형제로서의 정이 조금씩 맞물리는 것만 같아서 괜히 안심이 되고 흐뭇했던 장면. 천하의 아쿠아맨도 기겁해서 도망가게 만드는 저 자태들이 역겨우면서도 이내 무리가 아닌 홀로 겁도 없이 그들에게 달려들 땐 맨주먹 한 방으로 순식간에 제압시키는 쾌감이 짜릿했다. ”엄마가 아직도 너 사랑한대.“ ”그걸 왜 지금 얘기해?“ ”분위기가 좀 그래서.“ 3. 블랙만타 위에서 말헸던 ‘갑작스런 전개’가 뒤엉켜 있는 건 별로였지만 장면만큼은 아름답게 구사되어 인상 깊었던 장면. 특히 블랙만타와 아쿠아맨이 벌이는 삼지창 싸움은 보았던 ‘검투 액션’ 중 단연 최고였으며 1편에 이어서 위기에 빠진 주인공을 구해주는 하나밖에 없는 그의 사랑, 메라였다. 최근 접한 강력하고 존재감 있는 캐릭터 중에서도 으뜸이었다. ”아무도 내 동생 못 때려. 나 빼고.“ 세상은 바뀌어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도 그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었고 함께 살려면 ‘공존’을 한다는 유념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공존을 향한 목표와 열망을 내려놓지 마세요. 편견을 극복하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서 커리, 아버지, 형제이며 전사이자 친구입니다. 이상, 아쿠아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