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서누

서누

3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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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굴뚝청소부

책 ・ 2005

평균 3.8

"책 한 권으로 철학을 통달한 자들을 양산하는 원흉"이라고 이 책을 혹평하는데, 그게 어떻게 '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까를 위한 까일 뿐이고 관점에 따라서는 도리어 찬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권'으로 Psuedo를 양산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가성비 좋게 눌러쓴 책인가?) 애초에 모두의 입맛을 충족하는 필요충분적인 '철학 입문서' 라는게 존재할 수 있을까? <국가>부터 박치기 하는 것이 철학 입문하기에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대철학의 핵심 논제인 인식론을 연결고리로 데카르트 흄 로크 스피노자 - 칸트 피히테 - 헤겔까지 개연성 있게 연결해주고, 바로 의심의 세 대가 다뤄주고, 20세기 초의 굵직한 전회인 언어적 전환까지 다뤘으면, 마지막 장 정도는 저자의 사상과 철학사 소개를 연계하는 자유를 누려도 되지 않나?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가 마이너한 흐름도 아니고 말이다. 알튀세르 라캉 푸코 들뢰즈 대신(혹은 추가로) 프레게 크립키 퍼트넘 로티가 들어갔어도 이 책의 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학문으로서의 철학에 '입문'하기에는 내 경험 상 가장 좋은 책이다.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보다는 더 추천할 만 하다. 그나마 조금 아쉬웠던 건 후설과 하이데거, 비판이론을 다루지 않았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