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독'은 영재 소년이 자신의 개와 텔레파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게 되며 가족 관계 회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영화다. 왠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극장가에서는 다큐에서든 극에서든 개와 고양이 관련 영화들이 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영화들 모두 하는 말들도 다 비슷하다.
결국 이 영화는 반려견들을 통해 성장하고 치유하는 인간들에 대한 영화다. 주제 면에서 딱히 특별할 것도 없으며, 이야기는 괜찮을 때는 기시적인 어린이 영화 수준이고 별로일 때는 불필요하고 지저분하게 복잡하다. 좀 흥미로웠던 부분 몇 가지만 얘기하자면, 메간 폭스가 엄마 역할을 맡을 나이가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조쉬 더하멜과 좋은 부부 케미를 보여주며 아역들 위주의 영화에서 그래도 그나마 성숙한 연기를 보여줘서 숨 돌릴 틈은 준 것 같다. '빅뱅 이론'의 쿠날 나야르가 너드한 연기 뿐만 아니라 좀 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들을 볼 때마다 동물 연기자들도 참 신기하다.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가족을 위해 좌충우돌 계획을 세우는 것이나 첫사랑을 경험하는 것 같은 거는 뻔하긴 하지만, 어린이 영화의 맥락에서는 상당히 귀엽기도 하기 때문에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스케일을 쓸데없이 키우며 유치찬란한 유머를 시도하는 모습은 깜찍하기보다는 오글거리고 재미없으며 흐름을 깨기만 했다. 또 하나의 상당히 거슬리는 점은 중국 요소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중국 자본이 유입되며 아시아계 배우 비중이 좀 많은 것은 그렇다 쳐도 중국이라는 공간까지 너무 끌어들이는 부분은 그저 헛웃음만 유발했다. 중국 자본이 할리우드에 많이 유입되며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많아지긴 했지만, 아예 중국의 애국주의적인 요소가 이렇게 대놓고 주입된 경우는 처음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