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상범

상범

6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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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향기

영화 ・ 1997

평균 3.9

왜 영화 타이틀이 체리'향기'일까. 후각은 모순적인 감각기관 중 하나이다. 긍정과 부정을 민감히 판단하는 척도가 되는 한편, 그 냄새에 곧잘 익숙해지는 둔감한 감각이기 때문이다. SNS 시대.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의 허상'. 후각보단 시각에 민감해진 시대가 도래했다. 곪아 터진 나무는 끝내 무게중심을 잃을 수밖에 없듯, 많은 현대인들은 여러 방로를 통해 자존감의 상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첨단화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향기들에 익숙해져 있었나. 결코 유리될 수 없던 자동차 안과 밖, 영화와 현실, 그리고 나만의 체리향기들. 눈을 감고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를 들어보아요. 눈을 감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아우성을 들어보아요. 다시 눈을 뜨고 떠오르는 햇살과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아요. 가까이 있는 사람과 따뜻한 체온을 나누며, 아침에 일어나 갓 구워진 빵냄새를 맡고, 어서 발걸음을 옮겨요. 우리는 이것들을 다 포기할 수 있나요. 오랫동안 잊고 있진 않았나요. 나무의 뿌리가 나면 줄기가 자라고. 잎이 나면 열매가 맺힌다. 이 열매는 막대한 재산과 세월로 얻어지는 것이 아닌, 오로지 향기를 맡을 줄 아는 자만이 향유하는 과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