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주+혜

주+혜

4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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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보이

영화 ・ 2019

평균 3.4

2022년 06월 01일에 봄

프로이트의 개념은 모두가 인용할 만큼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정신분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훈습(working through)이라는 과정이다. 새로운 방법을 몸에 배게 하는 과정으로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이트가 말하길 무의식의 욕망을 이루지 못할 때 인간은 불안을 느끼는데, 그걸 막아주는 것이 방어기제(적절하게 사용하면 건강한 것)이고, 방어기제가 나를 잠식하면 신경증/정신증 형태로 나타난다. 이렇게 나타난 증상을 고치고 싶어서 분석을 받으러 오지만, 오랫동안 익숙해진 양식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 이때 일어나는 게 저항이고, 훈습은 이 저항을 계속해서 마주하고 다시 이해하고 결국 통찰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지루할 만큼 오래 걸린다. 프로이트는 한 내담자와 짧게는 50회에서 보통 200회가 넘는 시간을 만났다. 오은영 박사의 특급 솔루션을 아는 건 분명 유용하다. 하지만 인생은 뿅 하고 바뀌지 않는다. 상담 과정은 마술 지팡이가 아니다. 왜 유난히 여기서만 넘어지는지 알고도 부딪혀 깨지고, 이제 조금 알 것 같으면 다음에 또 같은 돌에 걸려 넘어진다. 이렇게 멋들어진 성찰을 겪어내고도 여전히 아버지와 비슷한 모습의 돌에 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 보면 아마도 샤이아 라보프도 그런 과정에 있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니 소년이여 일어나 걸어라. 크게 심호흡하고 내뱉어라. 삶은 작품 같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