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rdet
2 years ago

우리의 하루
평균 3.5
2023년 10월 19일에 봄
개인적으로 홍상수판 <소울>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상수는 점점 그가 좋아하는 세잔과 체호프를 닮아가고 있다. 무신론자가 찍은 종교 영화 같다. 오손 웰즈가 평생 신을 공격한 영화를 찍은 루이스 브뉘엘이 진정한 신자라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말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인에게도 홍상수의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고양이의 이름이라니 가히 천재적이 아닌가. 그러니까 이 영화 전체는 고양이의 하루이기도 한 것이다. 그의 영화 속에서는 그냥 평범하게 라면을 먹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술을 마시고 홀로 담배를 피워도 평범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홍상수의 영화가 가지고 있는 신비이다. 그의 영화 속에서는 모든 일상의 순간이 시로 변한다. 일상의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 홍상수의 영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