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siwon.hage

siwon.hage

2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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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멘: 저주의 시작

영화 ・ 2024

평균 3.2

천국이 있다면 지옥도 존재하리라. 오멘의 공포는 사실 극도의 편견에 대항할 무력한 힘에 있다. 예고편만 봐선 엑소시스트 마냥 네임밸류로 대충 만들어서 한탕 해보겠다란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었지만, 근래에 본 프리퀄 중에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이 정도면 프리퀄이 보일 수 있는 거의 최대치에 가깝지 않을까. 무섭다는 말은 사실 현대 시대에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다.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이고 실직이지, 귀신이나 괴물은 오히려 그 고통을 중화시켜주는 팝콘이자 즐길 거리일 뿐이다. 그런 모험을 뒤로하고 이 영화가 대단한 건, 추억의 그 순수한 공포 그대로의 날 것을, 그때 그 시절 특유의 스릴을 온전히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 건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일단 이미지의 질감부터 예전 오멘의 비주얼을 그대로 살려와 신선한 플롯에 적절한 사운드 디자인과 약간의 점프 스케어를 버무려 소름 끼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 공포스러운 장면들을 논외로 치고 다시 보면, 이 영화가 꽤 잘 짜인 구성을 이루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혹시나 하고 봤는데 역시나 감독이 여성이었다. 정말 억압당한..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그런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데, 오래간만에 보는 예술적으로도 훌륭하고 메시지조차 멋들어지게 장면들에 잘 녹여든 거의 완벽한 프리퀄이자 리부트의 완벽한 예시로 봐도 무방하다. 남겨진 아기의 슬픈 모성의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