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현

굿 걸스 시즌 3
평균 3.5
여전히 멋지고 재밌고 섹시하기까지 한 우리의 굿 걸스. 촘촘한 관계 설정과 섬세하게 세공된 대사들,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 음악 감독의 플레이 리스트를 훔쳐오고 싶게 만드는 완벽한 ost까지, “아, 이래서 이 시리즈를 그렇게 좋아했었지” 새삼 되새기게 된다. 다만, 어둠의 세계에 발 들인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주인공들이 큰돈깨나 만져보기는커녕 (각종 고지서와 융자금 납부에도 쩔쩔맬 만큼) 여전히 자금난에 허덕여야 하는 상황들과 ‘범죄-판 키우기-문제 발생-다른 범죄-새로운 위협’ 패턴의 계속적인 반복 탓에 이전 시즌들에 비해 조금은 밋밋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시즌 전개상 꼭 필요한 과정임은 알지만, 극중 가장 높은 도덕 기준을 가진 인물이었던 스탠이 점차 타협해가고, 어린 새라마저 범죄에 이용되고, 애니가 계속적으로 섹스와 남자에 집착하고 의존하며, 베스가 리오에 내내 끌려다니면서 딘과의 관계도 끝내지 못하는 등의 이유들로 지금까지 중 가장 큰 피로감을 안겨주는 시즌이기도 하다. (물론 추후 서사적으로도 캐릭터 자체로도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보여줘야 했던 설정들이긴 할 테지만.) 게다가 어쩐지 사건, 캐릭터, 인물들 간의 관계성 모두가 클라이맥스로 달려가다 맥락 없이 뚝 끊기고 마는데, 실제로 시즌 3는 본래 16회로 기획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해 11회 촬영 도중 제작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기존의 5회 분량이 다음 시즌으로 넘어간 셈. 그 에피소드들이 포함된 시즌 4에서는 베스가 좀 더 강해져 진정한 “보스”로 거듭났으면, 애니가 부디 남자들 말고 (제발 이제 그만 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으면, 세 사람이 대책 없이 죽은 사람 휴대폰 덥석 집에 가져오는 짓 따위 하지 말고 좀 더 영리한 프로들이 됐으면, 베스와 리오의 관계성에도 새로운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딘 영감탱 좀 사라지면 더 좋고. (근데 어떻게 또 견디지... 이 기약없는 기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