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식

두 도시 이야기
평균 3.9
일병때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다, 그래놓고 코멘트가 비어있으니 왠지 못할 짓을 한것같다. 이 책과 적과흑을 섞어서 드라마 대본도 썼었다, 내 마음대로 가상캐스팅을 해서. 당시 주인공 역은 이제훈이었던 것 같다. 그는 내 군생활동안 탑스타가 되었으니 내 드라마가 실제로 만들어졌더라도 캐스팅은 힘들었을 것이다. 일병때의 난 내가 이름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탄탄한 시나리오 작가가 될 줄 알았다. 나는 20대가 꺾이기까지 소년처럼 계속 꿈만 꿨다, 그것이 직업인 마냥... ㅡ 읽고 써놨던 글을 찾아 덧붙임)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의 캐럴, 위대한 유산으로 유명한 19세기 최고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조명받지 못한 저작 '두 도시 이야기'를 읽었다. 비슷한 시대의 알렉상드르 뒤마나 이후 빅토르 위고에 비해 너무나도 알려지지 못한 이 작품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몽테크리스토 백작보다 사실감있고, 레 미제라블보다 더 모험적인 이 작품을 지금이나마 읽어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인물에 대한 각각의 묘사가 집요하지 못한 점은 오히려 이 작품의 장점이고, '자칼' 시드니 카턴과 찰스 다네이(생 에브레몽 드 후작), 알렉상데르 마네트와 자르비스 로리, 존 바사드(살러먼 프로스) 무엇보다도 영웅 카턴의 숭고한 죽음을 기려준 이름 모를 재봉사까지. 집요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인물들에게서, 때로는 무자비한 자크리들과 초야권같은 비인격적인 당대의 귀족들까지. 런던과 파리, 텔슨 은행과 템플 바, 파리의 생탕투안과 올드베일리까지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이 이야기는 어렵게 조지 3세나 바스티유 습격사건, 자크리의 난과 미국 독립혁명 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고 로베스 피에르, 마리 앙투아네트 같은 거물들의 삶을 주목할 필요도 없다. 기요틴의 무자비함을 두려워하고 붉은 모자를 쓴 애국 시민과 동지들의 무모하고도 겁나는 열정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어찌보면 굉장히 수동적인 소설이기도 하다. 첫 몇 장은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읽어가기만 했는데, 모든 복선들이 드러나는 순간 책의 재미를 다시금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