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민철
9 days ago

나만 아는 춤
서툴고 투박한 몸짓들이 모여 빚어내는,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육체의 고백. 말로는 차마 다 설명할 수 없는 개인의 상처와 사연들을 '무용'이라는 비언어적 매개체로 탁월하게 번역한다. 화려한 기교나 완벽한 안무가 아닌 어설프지만 진실된 움직임 자체가 서사적 텍스처가 되어주었다. 다수의 배우가 각자의 리듬으로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것이 흥미롭지만, 2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욱여넣은 너무 많은 사연들이 서사의 스텝을 꼬이게 만드는 모양새. 수박 겉핥기식의 짧은 에피소드가 나열되며 감정선에 깊이 동화되기가 어렵다. 그저 서로의 온기만으로 기어이 박자를 맞추는 그네들을 응원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