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sh Brown

음악 혐오
평균 3.7
# 귀에는 눈꺼풀이 없다 모든 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외피를 뚫는 송곳의 성질을 지닌다. 신체, 방, 건물, 성,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뚫는다. 비물질적 성질을 가진 소리는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는다. 소리는 살갗이란 것을 모르고, 한계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내재하지도 외재하지도 않는다. 소리는 무한하여 장소에 국한되지 않는다. 만질 수도 없다. 포착 불가능하다. 듣는 것은 보는 것과는 다르다. 눈에 보이는 것은 눈꺼풀로 차단할 수 있다. 칸막이나 커튼으로 가릴 수 있으며, 장벽을 이용해 즉 각적으로 접근을 금지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소리는 눈꺼풀도 칸막이도 커튼도 장벽도 인식하지 않는다. 경계를 나눌 수 없기에 누구도 소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 청각에 휴식이란 없다 #프리모 레비는 음악이 "지옥 같다"라고 했다. 그는 비유를 자주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예외적으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수감자들의 영혼은 죽어 있다. 마치 바람이 낙엽을 날리듯 그들을 떠밀고, 그들의 의지를 대신한 것이 바로 음악이었다." 그리고 그는 아침저녁으로 이 불행의 안무를 보면서 미학적 즐거움을 느낀 독일인들에 대해 역설한다. 독일군이 죽음의 수용소에 음악을 편성한 것은 수감자의 고통을 달래거나 그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함이 아니었다. 1) 그것은 복종을 강화하고, 음악이 야기하는 몰개성적이고 비개별적인 융합 안에서 모두를 결속시키기 위함이다. 2) 그것은 즐거움을 위한 것인데, 이 미학적 즐거움과 가학적 쾌락은 좋아하는 가곡을 듣거나, 한때 자신 들에게 모욕을 주었던 사람들이 추는 굴욕적인 발레를 보았을 때 느끼는 것이었다. 복종에 기초한 음악은 죽음의 피리가 그 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