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 펄의 저주
평균 3.9
죽음이 따르는 모험을 불사하고 자유를 뜨겁게 갈망하는 해적. 캐리비안의 해적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고장난 나침반, 한 발밖에 장전되지 않은 총 한 자루, 명령을 따르는 선원들, 보물을 향한 열망, 그리고 전설로만 듣던 블랙 펄호에서 보는 수평선. 하루 정도는 저렇게 배를 타며 자유를 외치는 잭 스패로우가 되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뱃멀미가 심한 내가 저 카리브해에서 살아남는 시간은 고작 하루 뿐이지만. 잭 스패로우 선장(선장이라고 안 부르면 그가 삐친다.)과 조니 뎁은 영화 안에서 마치 한 몸이라도 된 듯 즐겁게 춤춘다. 그가 나올 때의 여유 넘치면서도 웅장한 음향. 잭과 조니 뎁 둘 중 한 명이라도 없었더라면 존재할 리 만무하는 레전드 캐릭터. 키이라 나이틀리 또한 강인하고 정의로운 여성인 엘리자베스 스완 역할도 훌륭히 소화했다. 이 영화의 명장면 🎬 1. 칼싸움 이 영화의 액션은 공간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화려한 무술이 판을 치는 요즘 액션들과는 달리, 쉴 새 없이 휘두르는 칼날, 주변에 있는 도구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이리 저리 공간을 이동시키며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지루함을 방지한다. 처음 잭 스패로우 선장과, 윌이 보여주는 칼싸움 역시 지루할 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중간 중간 주옥 같은 대사를 끼워넣음으로써 약간은 유치하지만 그만큼 멋진 액션. 2. 푸른 달빛 아래 저주를 받은 사람들의 모습은 끔찍하다. 탐욕으로 소멸되는 저주인 만큼, 다들 무자비하게 칼을 찌르고, 악랄하게 겁탈한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그들에 대한 적개심이 생겼을 것이다. 그랬기에 바르보사의 가슴에 박힌 총알 한 발이 정말이지 통쾌했다. 이전의 잭과 바르보사의 숨 막히는 칼전과 더불어, 엘리자베스와 윌의 정의로운 마음과 함께 나 또한 저 전쟁터에서 싸우고, 푸른 카리브해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한 생동감과 현실감을 받았다. 그만큼 빛을 발한 훌륭한 연출. 3. 잭의 교수형 그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일은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의리를 지키러 나타난 윌과 묶여있던 밧줄을 멋스럽게 잘라내는 잭. 또, 사랑하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윌에게 이 멋진 칼처럼 그녀에게 정성을 다하라는 조언 또한 정말 멋있었다.딸의 선택을 확신하게끔 만들어주는 아버지의 듬직함 역시 일품. 블랙펄 호의 진정한 의미는 '자유'다. 수평선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잭 스패로우 선장의 눈빛처럼, 우리는 자유롭게 무언가를 갈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잭 스패로우 선장처럼 자유를 얻었을 때의 희열을 흡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