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1. 20회 진짜 무슨 일이지 아 욕하고 싶어. 그동안의 모든 장점을 잊게 한 20회. 작가님 그건 해피엔딩이 아니에요. 진짜 개짜증나네 ㅋㅋㅋ 짜증나는 점 다 쓰다면 오늘밤 새서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됨. 혜나 죽음은 '냉장고 속 여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됨. 세리가 계속 클럽 클럽 노래 부르는 것도 너무 짜증나. 작감님은 뉴스 안 보시나요? 작가가 써도 감독 네가 말릴 수 있잖아요. 쓸데없는 씬 투성이에 갑분 죽은 시인의 사회야 뭐야 죽시사는 애들 그렇게 책임감 없지 않았는데요. 그나마 쥐털만한 장점 찾자면 미향이 벌 안 받고 끝난 것 정도? 암만 생각해도 미향이 뭘 그렇게 크게 잘못했는지 모르겠음. 독보적인 여캐들이 이렇게나 많이 등장했음에도 결국 가부장으로 회귀한 서사다. 유현미 작가의 전작을 보면 여성캐릭터는 늘 전형적인 캐릭터였는데 어디서 이런 엄청난 각성을 한 것인지. 아쉬운 건 후반으로 갈수록 아비들에게 너무 많이 동정심을 주는 것인데 영재아비도 그렇고 강준상을 용서하면서 끝나면 조금 어이없을 거 같다. 한국작가들이 남자들을 너무 잘 이해해주는 걸 많이 봐와서 불안해진다. 작가님 다음엔 더 잘합시다. 당신은 더 잘할 수 있어요. 2. 입시 과열경쟁과 치맛바람을 다룬 드라마는 많았는데 이 극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건 이 드라마의 초점이 이 기득권을 깨기 위해 등장한 이수임에게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기득권에 어쩌다 편승해서 어떻게든 유지하고 자신의 자녀에게까지 확장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서진이 시선의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의 과열경쟁이 단순히 모성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누리고 있는 지위와 권력을 위한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이런 극에서 고고한 척 늘 뒷짐지고 방관하고 있던 남캐들이 이 극에서는 적극적으로 욕망을 표출하거나 열등감을 지닌 인물들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게다가 주조연인 여성캐릭터들은 물론이고 감초를 담당하고 있는 남성캐릭터들까지 모두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극의 초점이 여성캐릭터들에게 집중되고 있어 사람들이 한 가정을 부를 때 자연스럽게 남성의 이름이 아닌 여성의 이름을 따서 "한서진네, 찐찐이네, 이수임네, 승혜네"로 부르게 만든다. 이들 가정에는 결함이 있고 부부사이에 따라 그려지는 모습도 다른데 가부장적이고 사이가 좋지 않은 집안일 수록 여성은 남성에게 존대를, 남성은 여성에게 하대를 하고 침대를 같이 쓰지 않으며 심지어 옆자리에 누워있는 아내의 기분조차 신경쓰지 않는다. 서로 반말을 사용하는 진진희네와 이수임네는 다르다. 특히 이수임네는 밥을 먹고 나서도 아들과 아빠가 함께 식탁을 치우고,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등장하고 이들의 식탁에는 상석 역시 없다. 옷차림새 역시 이러한 특징을 뚜렷하게 나타내는데 이수임을 제외한 세 여성은 모두 항상 완벽하게 가꿔진 모습으로 있는 반면에 이수임은 늘 편안한 차림을 하고 있다. 3. 이수임 캐릭터는 전형적으로 정의로운 인물이지만 남의 가정사에 대해 함부로 평가를 내리는 우를 범하는, 운이 좋아 캐슬에 입성한 평범한 인물이다. "너 네 아버지가 창피하니?" 너무나 무례한 대사지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이수임처럼 생각한다. 이수임이 욕 먹는 '방식'을 보면서 과연 그들이 이수임을 욕할 자격이 있는가 생각한다. 그는 우는 예빈이를 지나치지 않고 자신에게 막말을 쏟아부은 한서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가 상징하는 것은 '평범한 정의' 그의 행동은 초반엔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데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수임처럼 평범한 정의가 아니라 승혜처럼 평범한 방관자, 혹은 침묵하는 길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수임을 만나고 난 후 승혜는 극적으로 변화한다. 방음벽을 부수고 스터디룸을 없앤 후 가장의 권위를 내세우는 남편의 권위에 도전한다. 이수임의 자유로움과 인간미는 그가 바라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영향을 미친다. 여성에게는 같은 여성의 롤모델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는 앞서 말했듯 평범한 사람이기에 이면은 보지 못한다. 현재 (14회)까지 영재네의 불행이 김주영탓만으로 생각하듯이. 영재가 어떤 학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가 깨닫게 되는 날이 아마 이 극의 주제가 분명하게 들어나는 날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시청자인 우리는 영재가 어떤 학대를 당했는지 보았고 인물들의 이면까지 모두 보았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김주영을 악으로 모는 대신 그들의 모부가 어떤 학대를 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4. 혜나. 아 가엾은 혜나. 내가 작가라면 혜나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너무 기뻐서 혜나 성공기를 그렸을 것 같은데 작가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작가님. 나는 혜나에 대한 사람들의 매몰찬 시선이 납득가지 않는다. 당신들, 조태오같이 진짜 악인도 좋다고 하셨잖아요. 사람들은 (여성조차도) 남성을 너무 잘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반면에 여성에게는 어찌나 한없이 가혹하게 도덕성을 찾고 검열하게 가혹하게 구는지. 혜나가 남캐였으면 엄마 돌보는 장면에서부터 탈한국 남자이라고 좋아했을 사람 오조명이었다는 것에 손가락 걸 수 있다. 혜나는 타고난 머리로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도 기죽지 않고 어른을 찜쪄먹으며 기존의 가난한 캔디들과는 다르게 그는 스스로 생존한다. 그의 기세등등한 태도는 캐슬에 입성하고 나서도 이어진다. 너희들 별 것 아니야. 하는 태도. 하지만 그의 기세등등한 태도도 캐슬의 벽은 너무 높다. 결국 그는 불만 보면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그렇게 타오른다. 나는 혜나가 가엾다. 제대로된 사랑조차 받아본 적 없어 애비를 찾아가고 그 애비에게까지 골칫덩이라며 부정당한 혜나. 사람들은 잘못은 강준상이 했는데 왜 한서진에게 뭐라고 하냐지만 혜나가 원하는 자리는 한서진의 딸이 아니라 강준상의 딸이다. 혜나가 원하는 걸 줄 수 있는 사람은 강준상인데다가 그의 모친이 강준상에 대해 좋은 말만 하고 떠났는데 어떻게 강준상을 미워할 수 있겠는가. 은혜, 당신만큼은 정말 나쁜 사람이야. 친딸이든 아니든 어떻게 10대 어린 여자애를 그렇게까지 방치할 수 있는지. 혜나가 은혜를 끝까지 사랑하고 가엾어 한 게 분하다. 나는 꼭 혜나가 미향이 딸이었으면 좋겠다. 극 중에서 혜나를 위해 오래도록 울며 슬퍼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으니까. 그렇다고 미향이가 나락으로 떨어져 끝없는 불행에는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욕망하는 여성이 벌만 받고 끝나는 여성서사는 너무도 많이 봤으니까. 5.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늘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배우들이었는데도 계속 재조명되는 걸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역시 여성 시청자들에게 만큼이나 여성 배우들에겐 여성서사가 필요하다. 특히 1,2회에서 김정난 배우가 보여준 압도적 연기 너무 좋았는데 마지막에 허무한 그 눈빛 때문에 김정난 캐릭터가 너무 가여워졌다. 염정아 배우는 어떻게 그렇게 얼굴근육을 잘 쓰는지 대사처리는 어떻게 그렇게 좋은지 매회 그의 연기에 감탄하는데 그 역시 신명나게 연기하는 것 같다 . 백상에서 꼭 대상 받으시길. 그리고 찐찐x치영 사약 드링킹했어요... 나중에 오나라 배우 로코 기대해도 되나요? 중년여성서사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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