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욕망하는 자아로 변화한 ‘얼리샤’의 성장통. 시즌1보다 더 속도감 있게 단숨에 봤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다 재밌었고 자극적이기만 한 에피소드만이 아니라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에피소드도 있어 보는 동안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기도 했다. 각 에피소드마다 고착화된 스토리 구조가 없고 매번 다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지루하지가 않고 그저 내용 따라가느라 바쁘다. 시즌1 코멘트에도 적었던 거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들이 투입되는 게 아닌, 사건은 이미 있고 주인공들이 해결하는 과정부터 보여 준다는 게 여타 드라마들과 차별화 돼 좋다. 특별히 좋았던 에피소드는 세 개가 있었다. 첫 번째로, 다섯 번째 에피소드인 ‘VIP 서비스’에서 성폭행 범죄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뤄 줘 신선하고 좋았다.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사람들 틈에서 줄곧 일관된 침착함을 보여 주는 피해자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극 중) 같은 여성임에도 피해자 여성에게 방금 성폭행 당하고 왔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침착하냐고 묻는다. 도대체 ‘피해자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피해자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옳은 것일까? 피해자가 취해야 할 옳은 태도와, 그른 태도가 애초에 있긴 할까? 같은 일을 겪고 나서 반응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똑같은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바가 제각기 다르듯, 그것이 실제로 경험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렇지 않을까? 누군가는 작은 거미를 보고도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를 꽥 지르지만,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런가 보다, 할 테니까. 둘째로, 아홉 번째 에피소드인 ‘9시간’이 좋았다.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다 찔끔 났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로 감옥에 들어가고 또 사형당할까? 범죄 수사도 법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기에 완벽하지 않은 걸까. 시즌1에서도 배심원들이 나오는 에피소드에서 무죄인 피의자가 유죄 형량 협상을 받아들이고 형을 살게 되는 내용이 있었는데 시즌2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와 법과 제도의 허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주인공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들이 시간 없어서 미칠 거 같지만 짧은 시간 안에 뭐 해내겠다고 바쁘게 움직일 때 제일 재밌기도 해서, 이 에피소드가 흥미롭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에피소드는 열 네 번째 에피소드인 ‘순자산’이다.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컨텐츠가 많은 시대에서 그 실존인물은 해당 컨텐츠를 어떻게 생각할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관점을 생각해 볼 기회를 줘 신선하고 재밌었다. ‘칼린다’ 능력도 좋고 일도 잘하고 너무너무 매력적이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이번 시즌에서 조금 짠내 나서 안타까웠다. 아...하필... ‘일라이’ 캐릭터도 너무 좋다. 똑똑하고 재치 있고 재밌다. 말투도 맘에 든다. ‘태미’ 캐릭터도 통통 튀면서 섹시한 매력이 있어 좋았는데 시즌3에 또 나오려나 모르겠다. ‘얼리샤’ 스타일 너무 좋다. 늘 유지하는 중단발 헤어스타일에 고전적인 느낌이 나는 80년대 스타일의 메이크업이 찰떡이다. 아치형 눈썹에 버건디나 브라운 계열의 립만 바르고 나오는데 본인에게 뭐가 잘 어울리는지 아주 잘 아는 것 같다. 입고 나오는 정장 스타일도 보는 재미가 있고 특히 어울리는 색깔을 기가 막히게 잘 안다. 가을웜톤 계열의 딥하고 어두운 컬러들이 잘 어울리는데 그런 계통의 여성용 정장을 잘 매치해서 입고 나와 패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키도 되게 크고 마르기만 한 줄 알았더니 팔부터 등까지 다 근육...너무 멋지다. ‘칼린다’ 스타일도 맘에 든다. ‘칼린다’도 딥하고 어두운 톤이 잘 어울리는데 립부터 옷까지 전부 그런 계통의 색으로만 맞춰 본인에게 찰떡이다. 작은 키를 보완해 주는 높게 묶은 머리에 짧은 상의, 미니스커트, 허리에 벨트, 롱부츠까지 스타일링이 너무 좋다. 키와 체구가 작은데도 카리스마 넘치고 섹시한 매력이 흐른다. (푸른 머리도 언젠가 보고 싶다.) 위 두 배우에 반해 ‘다이앤’은 봄웜톤이라 밝고 화사한 컬러들이 잘 어울린다. ‘다이앤’ 입고 나오는 거 보면 부드러운 컬러와 소재의 옷들이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악세사리를 화려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배우들 전담 스타일리스트 혹은 배우 본인들이 자신의 퍼스널컬러와 어울리는 색감을 잘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드라마 의상 담당 디자이너가 잘 알고 있는 걸까. 아무튼 할리우드는 이런 것부터 확실한 모양이다. 얼마 전에 본 <하우 투 겟 어웨이 머더>에서도 배우들이 자신의 피부톤에 맞는 컬러들을 입고 나와 패션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이 작품도 그러하다. 옷을 많이 입어 보면 자기에게 어울리는 톤을 자연스레 알게 되기도 하는데 다들 배우들이라 옷 입을 기회가 워낙 많아서 그런 걸까. (이하 스포 있음) ‘피터’ 눈치 없게 굴 때마다 너무 짜증난다. ‘피터’ 엄마도 마찬가지고. 자기는 여자 사서 실컷 즐길 대로 즐겨 놓고 대체 왜 이러냐고? 그리고 용서는 상대방이 할지 말지 결정하는 거라니까 왜 자꾸 용서를 강요하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게 나무란다더니. 제발 너나 잘하세요. 반대로 너 같으면 ‘얼리샤’ 바로 용서되고 다시 전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냐? 그에 반해 ‘sultry eyes’의 소유자 ‘윌’은 ‘얼리샤’를 대하는 태도가 매번 조심스럽고 배려가 넘쳐서 너무 멋지다. 결정권을 상대방에게 주고, 기다려 주고, 부담스럽게 하지도 않는다. 이게 진짜 사랑이지. 마지막 에피소드의 엘리베이터 장면 연출 너무 좋았다. 내 가슴이 다 콩닥콩닥. 키가 말을 안 들어서 ‘윌’이 얼른 다시 내려갔다 오겠다고 할 때 내가 다 김이 새는 기분이었는데. 크크. ‘윌’이 일할 때는 폭주기관차 같아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섬세하다. ‘얼리샤’가 드디어 자기 욕망을 따라간다. 아내로서의 역할이 가진 무게를 슬슬 내려 놓는다. ‘피터’가 검사장에 당선된 만큼 시즌3부터는 ‘얼리샤’를 비롯한 변호사 측과 ‘피터’ 측이 대결하는 장면도 많이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이야기가 진전될지 무척 궁금하다. 그리고 ‘피터’와 ‘칼린다’의 비밀은 계속해서 지켜질 수 있을까. 2019. 1. 3 + ‘얼리샤’ 동생인 ‘오언’ 역의 배우가 <Law&Order: 성범죄전담반> 시리즈에서 악명 높은 강간살해범으로 나오는 배우라 깜놀. (캐릭터도 유머러스 하고 재밌다.) ‘카밀라’ 친구 역인 ‘소피아’도 동명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인데 여기서 봐서 이것도 깜놀.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 발견할 때마다 재밌다. + 나왔던 변호사, 판사들 계속 나와서 현실적이고 재밌다. ‘애버나시’ 판사 제일 좋다. ‘In my opinion’ 판사도 나올 때마다 재밌다. ‘나이홈’ 변호사는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라 나오면 그냥 웃기고 재밌는데 ‘캐닝’ 변호사는...짜증나...’크로지어’ 변호사도 귀엽고 재밌다. + ‘다이앤’ 빵 터져서 껄껄거리고 웃을 때가 제일 웃기다. 되게 호탕하게 웃는다. 웃는 장면이 잘 안 나오는 드라마라 그런가, ‘다이앤’ 웃을 때 나도 따라 웃게 된다. + 넷플릭스에서 보는데 번역이 무조건 존댓말이 기본이라 좋다. 상사든, 동료든, 부하직원이든 서로 다 존댓말 하는 것으로 번역한 게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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