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볼 때 항상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을 중점적으로 보고, 부차적으로 음악이나 촬영 등을 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어느 한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보기엔 모든 부분이 총체적 난국이라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마저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 중 가장 심각했던 촬영과 구도 측면에서 바라보면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제목과 부가 설명으로 느껴지듯이 이 영화는 ‘액션’ 영화입니다. 우리는 폴 그랜그린스 감독의 영화를 위시하여 핸드 헬드의 흔들리는 카메라 속에서 빠른 편집으로 이뤄지는 수많은 액션 장면을 봐왔습니다. 그만큼 액션에 대한 우리의 기준치는 올라갔고, 많은 액션 영화들이 이를 차용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렇지 못한 영화들은 더이상 관객들의 눈에 차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높아진 우리의 기준에도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우선 액션 장면이 너무 느립니다. 마치 본 촬영에 앞서 배우들이 천천히 합을 맞추는 장면을 그대로 넣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는 촬영과 편집 둘 다의 문제로 보입니다만, 애초에 촬영에서부터 정적으로 그려지다 보니(커메라의 흔들림도 거의 없고, 심지어는 팬으로만 간단히 끝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액션이 가진 긴장감이 조금도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촬영과 연관된 구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지나치게 풀 샷을 많이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여타 장르도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정보를 넣어야 하는 장르입니다. 그러려면 클로즈업과 인 포커스를 중점적으로 활용하여 중요 정보를 관객에게 빠르게 입력시켜야 합니다. 그렇기에 풀 샷은 제한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빠르게 편집되는 액션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지나치게 풀 샷을 많이 활용하여 관객의 집중을 해칩니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도 화면에 등장하다 보니 주인공에 집중되어야할 시선이 자꾸만 분산되고, 영화를 보는 제 집중력도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갈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러닝 타임 내내 이어진다는 점입니다(괴한이 인질을 잡고 있는 방 안에서의 장면이 특히 그렇습니다).
마이너적인 요소로 액션 영화에서는 다소 마이너스인 화면비(16:9)와 높은 프레임, 상황에 따른 카메라의 위치 고려 부족 등도 있었습니다. 모든 부분이 총체적 난국이지만, 저에게는 유달리 카메라와 구도가 아쉬운 부분이 많은, 촬영 감독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