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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으르렁거리던 베아트리스와 베네딕이 다른 이들의 거짓말로 마음을 깨닫고 사랑꾼이 된 것은 귀엽지만, 헤로와 클라우디오의 결혼은 도저히 봐줄 수가 없다. 설령 헤로가 처녀가 아니며 정숙하지 않고, 육체의 환희를 아는 여자였다고 해도 그게 헤로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수치이자 이토록 욕을 먹어야 할 비도덕적 행위인가. 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않고 공개적으로 헤로를 창녀라고 비난한 클라우디오와 무작정 욕을 받아들여야 했던 헤로가 결국 결혼하게 되는 엔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현대적으로 각색할 거라면 지금 시대에 맞게 했어야 했다. 헤로가 누명이 벗겨진 뒤 자신에게 싹싹 비는 클라우디오의 뺨을 후려치고 똑같이 결혼식을 파탄내고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어야 지금 시대에 맞는 희극이라고! 남자에게 최고의 욕은 겁쟁이지만 여자에게 최고의 욕은 창녀라는 점이 셰익스피어가 희곡을 쓰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게 어이가 없어 우습다. 하여간 처녀성에 징그럽게들 목 매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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