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잉마르 베리만'의 <처녀의 샘>과 같은 걸작을 만들고 싶었던 27살의 청년은 단돈 600달러를 가지고 완성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이 공포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열정이 하나로 이끈 연대의 작품으로 그의 뜻과는 달랐지만 이후 모든 '좀비' 영화의 시초라는 이름과 함께 고전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다. - 어느 정도의 운도 따른 결과라 생각할 수 있지만, 6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흑인 인권 운동과 미국이 개입한 베트남 전쟁, 그리고 극단적인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이분화되기 시작한 자본의 계급화라는 정치적인 이슈를 그 누구보다도 예민하게 받아들였던 결과로 보인다. - 이제는 50년이나 지나버린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지금에 와서는 너무도 당연하게 되어버린 한 편의 그저 그런 '좀비' 영화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예민하게 반영한 영화로, 좀비 영화라는 장르의 확립한 작품으로, 후에 나온 무수히 많은 영화들에 영향을 줬다. - 한 편의 시금석이 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쫓는 이 다큐멘터리는 그 영화의 이해를 넘어서 현재의 영화를 접하는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 영화는 어쩌면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닌, 현실을 가장 따갑게 반영하는 새로운 독립 영화에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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