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리
4 months ago

프랑켄슈타인
평균 4.0
한겨울밤의 꿈과도 같은 이야기. 전혀 달콤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다. 뒤틀린 아담의 초상만이 창조주의 그림자를 쫒는 이야기. 영화를 보고 책을 봐서 그렇지만, 빅터가 “다 내잘못이야” 라고 말하는 동안 해결된 것이 있던가? 그저 머리를 감싸안고 혼자 방구석에서 벌벌 떨며 신경쇠약으로 가족들의 예쁨만 받고 살았지. 가족이 다 죽어버리고 비로소 혼자 남았을 때서야 ‘괴물’을 쫒아다녔지. 빅터의 주변인을 해한 게 잘했다고 말할 순 없었겠지만.. 그만큼 존재이유였으니 주변을 배회할 수 밖에 없었겠지. 화해할 시간은 충분했어. 인간이 알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을 침범하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만, 모든 걸 잃게 만들고서야 원망하는 건 우습지않나. 그나저나 19세기에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자기학 발표를 한게 1831년인데, 이 시대에 말도 안되는 지식과 필력으로 무시무시한 글을 써냈다. 과학에 탐닉하는 광인은 어쩌면 스스로의 도상일지도 모르지. 문장 하나하나가 힘이 가득하면서도 절절한 고통을 묘사하는데 진짜 정말 걸출하지 아니할 수 없음. 대체 무슨 삶을 살았길래 이런 글이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