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선종 무문관'은 불교의 교리와 깨달음을 알아가는 스님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다. 아니, 불교에 대해선 국어 시간 때 배우는 윤회 사상 같은 거 외엔 아는 게 전혀 없다. 이 영화는 일반인들도 불교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며 내가 불교에 대해 배운 것은 거의 없다. 이 영화에 어떤 명확한 갈등 구조나 캐릭터 관계는 거의 없다. 다양한 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이런저런 대화를 하기도 하며, 주로 화상이 다른 스님들을 야단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명확한 기승전결이 없는 상태에서 불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는 상황을 보는 나에겐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기독교인으로서 대다수의 기독교 영화들을 굉장히 안 좋아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 영화들은 "서로를 사랑하라" 같은 간단하고 범용적인 메시지를 내세우기 때문에 비기독교인들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영화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 설파 방식이 너무 구려서 그렇지...) 이 영화를 보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각 스님들에겐 문제가 있는지도 파악하기도 힘들었으며, 솔직히 말하자면 배우들을 얼굴만으로 구별하기엔 좀 힘들었다. 물론 스님들이기 때문에 헤어 스타일(...)이나 복장은 어느 정도 통일될 수 밖에 없으나, 성격, 목소리, 사소한 소품들 등으로 좀 차별화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선종 무문관'이 불교 신자들에겐 어떻게 다가왔을지 전혀 모르겠지만, 불교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어떠한 것도 얻어갈 수 없던 혼란스러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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