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텔 잇 투 더 비즈'는 50년대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여성이 서로 가까워지며 곤경에 빠지는 드라마다. 포스터에서부터 이미 퀴어 영화라는 것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고, 안나 파킨과 홀리데이 그레인저라는 두 탄탄한 주연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살릴지 상당히 궁금했다.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흔한 퀴어 영화 스토리다. 시대도 시대지만 모두가 모두를 아는 칙칙한 영국 시골 마을이라는 배경 자체로 이들이 어떤 고난을 겪게 될 지 상당히 뻔하게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다소 복잡한 가족 드라마와 의사라는 직업적 특수성이 가미되며 꽤나 흥미롭게 전개되는 부분들이 있긴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신선함을 가져올 수 있긴 했다. 금지된 사랑을 하며 서로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는 두 여성과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한걸음 더 성장하는 아이의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는 무난한 감성을 주는데는 성공했다. 여기에 성 불평등이 심했던 그 당시 여성들의 어려운 상황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 영화는 어찌보면 퀴어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는 '82년생 김지영'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영화의 페이스도 말리고, 전개도 너무 극적이고 개연성 없게 나아가며 나름대로 볼만 했던 무난함마저도 잃는다. 예상대로 두 주연인 안나 파킨과 홀리데이 그레인저의 연기는 굉장했고, 이 영화에서 관객의 눈이 되어준 아역 그레고르 셀커크의 연기도 상당히 탄탄했다. 이 세 배우들의 사랑과 우정의 역학에서 영화의 중심적인 주제들과 캐릭터들의 서로를 통한 성장과 발전이 아주 잘 드러났고, 이 세 배우들이 함께 있는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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