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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

다니

7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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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책 ・ 2007

평균 3.9

'도 다음엔 레가 오는 것처럼, 여름이 끝난 후 반드시 가을이 올 것 같았지만, 계절은 느릿느릿 지나가고 우리의 청춘은 너무 환해서 창백해져 있었다.' '하지만 모든 별자리에 깃든 이야기처럼, 그 이름처럼, 내 좁은 동선 안에도 - 나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반짝이는 것들이 늘 그렇듯, 그것은 늘 금방 지나갔다. 17.01.2019 - 작가의 말 작가들이 '작가의 말'을 쓰는 밤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 몸을 타고 돌았을 말, 피, 그런 것들을 그려본다. 말이 트이는 힘은 그것을 막고자 하는 운동 안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며. 내가 모르는 밤. 아는 밤. 그런 밤을 그려본다. '소설 쓰는 밤'이 아닌 '작가의 말'을 쓰는 밤을 떠올리니, 그들 모두가 작아 보여 가깝다. 다시 '작가의 말'을 쓰게 된다면 꼭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지면이 시시하고 뻔한 것이 되더라도. 항상 안다고 생각하면서 몰랐던 게 있는데, 감사의 말이 가지는 무게였다. 작가들의 그 많은 말이 닮은 것은, 그들 곁에 늘 누군가가 있어주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그 누군가 때문에 나는 늘 빚지고, 감동하며 살아간다. 어서 전했으면 좋았을 말을 이제 전한다. 아껴서 - 부르지 못한 이름들에게 인사를, 그리고 내게 위안받았다고 말해준 독자, 이름 모를 당신. 책 뒤에 붙는 이 한 바닥을 빌려 말하니 나도, 진심으로 당신에게 위안 받았다. 마침내 시시해지는 내 마음이 참 좋다. 2007년 가을, 김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