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윤

허삼관 매혈기
평균 3.7
허삼관, 이 인간미의 끝판왕 같으니.(아래는 인상깊은 구절들) 애들 주라구 그럴수 없어요. 이건 당신을 위해서 끓인 거라구요. 누가 마시면 어때. 전부 똥으로 변하기는 마찬가진데. 애들 똥이나 더 싸게 하라구. 애들 마시게 해. 일락아. 난 네가 아에게 뭘 해줄거란 기대 안 한다. 내가 늙어서 죽을때, 그저 널 키운 걸 생각해서 가슴이 좀 복받치고, 눈물 몇 방울 흘려 주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 '일락이가 울지도 않고, 소리도 안친다고. 지붕 위에 앉아서 하소용은 자기 친아버지가 아니고, 자네가 자기 친아버지라고 말한다니까.' 착한 내 아들아, 일락이 넌 정말 착한 내 아들이다. 내가 널 13년 동안 헛키우지 않았구나 네가 말한걸 들으니 다시 13년간 키우더라도 아주 기분 좋겠다 . 허삼관은 하소용의 집으로 들어가 식칼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하소용의 집 대문 앞에 서서 식칼로 자기 얼굴과 팔을 그어 상처를 낸 후 선혈이 낭자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똑바로들 보시오. 이 피는 내가 칼로 그어서 나온 것이오... 그리고 당신도, 만약에 당신들 중에 다시 한 번만 일락이가 내 친아들이 아니라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칼로 베어 버릴 테요.' 말을 마친 허삼관은 칼을 내던지고 일락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일락아, 우리 집에 가자.' 사방을 둘러보고 사람이 보이지 않음을 확인한 허삼관이 낮은 목소리로 허옥란에게 속삭였다. '반찬은 전부 밥 밑에다 숨겨 놨다구. 지금 아무도 없으니 어서 한 입 먹으라구.' 나하고 임분방 사이에는 딱 한 번뿐이었다. 너희 엄마하고 하소용 사이에도 마찬가지고. 오늘 내가 너희들에게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나도 너희 엄마하고 똑같은 좌를 저질렀다는것을 너희들이 알았으면 해서다. 그러니 너희들 엄마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