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HBJ

HBJ

7 years ag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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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니테리엄

영화 ・ 2016

평균 2.3

영매 자매와 영화 제작자의 기묘한 관계에 대한 시대극으로, 연기와 미술의 힘에 위태위태하게 기대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탈리 포트만이나 릴리-로즈 뎁 같은 이름들이 분명 많은 관객들의 주목을 끌었겠지만, 이 영화의 스타는 엠마뉴엘 샐린저다. 물론 두 여주들의 불어+영어 2개 국어 연기도 훌륭하고, 특히 나탈리 포트만은 언제나 그렇듯이 톱스타 여배우로서의 매력을 강렬히 발산한다. 하지만 엠마뉴엘 샐린저는 등장하는 씬마다 굉장한 존재감과 깊이를 뿜어내며 영화의 중심에 섰다. 비밀 많은 욕망을 드러내며, 신념과 광기의 경계에 서있는 남주의 역할을 그는 완벽히 연기한다. 보호자이자 동업자이면서도 묘한 이끌림으로 서로 붙어있는 두 자매와 부자 제작자의 독특한 관계가 영화 내내 유지될 수 있는건 샐린저가 중심을 잘 잡아줘서 가능했다고 본다. '플래니테리엄'은 시각적으로 풍족한 영화이기도 하다. 초기 영화의 조명과 스타일은 물론이고 프랑스라는 공간적 배경이 가진 아름다움부터 폭풍전야의 축제 같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의상과 미술까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고 등장인물들의 세상을 꽉차 보이게 해줬다 . 하지만 이런 기술적 완성도도 무색하게 만든 건 바로 이야기에 있다. 영화는 샐린저의 코르벤을 미스테리한 과거와 욕망을 꾸준히 언급하며 그를 둘러싼 드라마를 조금씩 쌓아간다. 하지만 결국 영화는 2차대전이라는 배경에 잡아먹힌다. 결국엔 반유대주의와 나치라는 키워드로 절정을 찍으며 이 영화의 시작과 중심에 있는 세 주인공의 관계와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부속품 취급을 해버린다. 어쩌면 영화는 나치즘이 이런 야망을 잔인하게 짓잛은 것처럼 등장인물들을 무력화시켜서 관객들에게 허망함을 주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극중 인물들이 느꼈을 좌절감에서부터 관객을 단절시키는 연출밖에 안 된다. '플래니테리엄'이 내세울 건 배우와 영상미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배우도 영상미도 이 공허하고도 의미없는 이야기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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