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J

해피 해피 레스토랑
평균 2.5
'해피 해피 레스토랑'은 바다를 볼 수 있는 농촌에서 서로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 먹는 일상을 즐기는 마을 사람들이 어느 날 레스토랑을 열게 되는 영화다. '리틀 포레스트'류와 비슷하게 느껴진 이 영화는 단순하고 맑고 평화로운 시골 삶에 대한 밝고 무한긍정적인 묘사를 할 때 가장 강하고, 좀 더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 그 강점이 싹 사라지는 기복이 심한 작품이었다. 이런 류의 영화들을 보면 사람들은 힐링을 기대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싹 비워지고 편안해지는 푸른 하늘과 풀밭. 싱싱한 풀과 채소와 과일의 싱그러운 향과 맛이 느껴지는 듯한 음식들. 그리고 맑은 공기와 밤하늘을 안주 삼아 술 한 잔을 나누는 사람들의 화목한 미소. 어찌보면 현실과 별개로 현대인이라면 모두 이상적으로 그리는 전원일기가 아닌가 싶으며, 이런 영화들은 그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영화는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일상적인 유머와 드라마와 감동을 연출하며, 결국에는 다같이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고 하하호호 웃으며 함께 수확하고 만든 재료들을 나눠 먹는 풍경을 그리며 그 역할을 제대로 한다. 편집을 절제하며, 롱테이크 롱숏으로 대화 씬을 최대한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보여주는 방식에서 시각적 연출 자체가 가진 여유와 느긋함이 느껴졌다. 여기에 영화의 스코어 또한 상당히 훌륭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며 딱히 개개인 캐릭터에 크게 몰입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캐릭터들 각각 따로 있을 때보다는 다함께 있을 때가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며, 이들이 가진 깊은 관계와 신뢰와 우정, 그리고 자연을 대하는 공통된 마음가짐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반부부터 영화는 이들에 닥치는 비극적 사건을 다소 갑자기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하며, 인물들 개개인에 사연과 드라마를 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영화가 인물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해도, 관심이 전혀 안 갔다. 나는 그저 이들이 행복하게 떠들면서 음식 먹고 술 마시고,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만 보고 싶었을 뿐이니까. 앞서 말한 영화의 여유있게 긴 호흡과 연출은 캐릭터 드라마로 가면서 그냥 루즈한 페이스와 답답한 전개라는 단점으로 오히려 느껴지게 됐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여기서 매력을 좀 잃었다. 약간 묘하게 과장된 연기 톤은 잔잔한 일상물에 있어서는 약간의 양념과도 같은 역할을 해줬지만, 중반부 캐릭터 드라마부터는 좀 억지스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