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秋山忠成 (아키야마 타다나리)
5 days ago

위국일기
평균 3.3
2026년 02월 26일에 봄
사랑은 요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함께 밥을 먹고, 불을 끄고, 같은 지붕 아래 잠드는 것— 그 반복이 누군가의 고아 상태를 조금씩 지워간다 열다섯의 소녀 아사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는다. 남겨진 아이를 선뜻 거두겠다고 말한 사람은, 오랫동안 왕래도 없던 이모— 소설가 마키오(아라카키 유이분)였다. 마키오는 타인과 거리를 두는 사람이다. 말수는 적고, 마음은 더 적게 드러낸다. 그녀의 집은 조용하지만, 그 침묵은 따뜻하다기보다 상처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숨을 고르는 공기 같다. 한 지붕 아래,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하루(=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아사히는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부모를 잃은 슬픔과 처음 맞닥뜨리는 감정들을 배운다. 마키오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자신이 오래전 밀어두었던 기억과 화해한다. 피로 이어 졌지만 남보다 멀었던 사이가 남이기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시간. 그들은 ‘가족’이 되어 간다기보다 서로의 나라(=위국)에 천천히 입국 허가를 내어주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