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지하실

지하실

7 month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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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 레이디

영화 ・ 2015

평균 3.2

지하실 (jihasil.com) | OTT | 2026년 1월 20일 - 2026년 3월 20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어느 폐허에서 한 여인이 개들과 함께 살아간다. 과거도 불분명하고 이름조차 없는 그녀는 하루종일 평야를 걷고 잠들며 살아간다. 로라 시타렐라와 베로니카 지나스가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은둔하는 여성을 세상의 시선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다. 정적인 롱테이크는 그녀의 단절된 세계를 섬세히 구축하며, 자연의 공존은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감각의 공유를 시도한다. 사회적 언어 바깥에서도 여성의 존엄이 과연 지속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 <트렌케 라우켄 (2022)>, <오스텐데 (2011)>를 관람한 다음 본 작품을 접했을 때, 로라 시타렐라의 필모에서 다소 이질적이라고 느꼈다. 즉, 그녀가 즐겨 찍는 ‘말로 조지는’ 영화가 아니라, 도리어 그것의 완전한 안티테제이기 때문이다. 슬로우 시네마 같은 템포도 그렇고, 대사도 거의 전무하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본 작품은 로라 시타렐라의 영화가 어떤 대목에서 ‘입을 다무는가’ 에 관련하여 하나의 유용한 참고점을 제공한다. 문명을 거의 등진채로 살아가는 여성의 모티프는 특히 <트렌케 라우켄>이 정중앙에 위치시키는 중요한 요소인데, 그에 대한 힌트를 본작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노숙자를 소재로 삼고도 이런 톤앤 매너를 유지하는 영화는 드물지 않을까. 그런 만큼 <도그 레이디>는 요상한 방식으로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긍정한다.’ 그것도 무슨 대단한 성찰을 들먹이는 게 아니라, 그저 같이 산책하는 느낌만 주고 영화는 끝난다. 극중 이름 모를 여자를 따르는 개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