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HBJ

HBJ

7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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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 스피릿

영화 ・ 2018

평균 2.5

'틴 스피릿'은 배우 맥스 밍겔라의 연출 데뷔작으로 엘르 패닝을 주연으로 삼은 영화로, 한 시골 소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드라마를 다룬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도 이미 포화 상태인데, 그에 대한 영화는 사실 그런 프로그램들에서 연출하는 인간승리 드라마에서 그렇게 벗어나지는 못하기 때문에 기시감은 분명히 있다. 이야기나 캐릭터의 면에서는 명백한 한계를 보이는 영화지만, 연출 데뷔작다운 열정과 패기는 느껴진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대개 그러듯이 이 영화는 자체 음악보단 기존 곡들의 커버가 많다. 다시 말해, 이 영화에 나올 곡들은 이미 기획 단계에서 사실상 다 정해진 것이다. 미국의 대형 레이블인 인터스코프 레코즈가 참여했기 때문에 유명한 산하 아티스트들의 곡들도 많이 있으며, 대부분 이미 상업적으로 검증된 곡들이기에 관객으로서도 귀가 안 즐거울 수 없다. 영화의 이야기가 있기 전에 음악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연출도 음악을 중심으로 돼있다. 매직 아워, 슬로우모션, 그리고 다채로운 형광 조명을 아나모픽 렌즈의 플레어로 담으며 음악의 박자에 맞춰 편집하는 연출은 그야말로 뮤직비디오를 연달아 보는 느낌이었다. 촬영감독인 어텀 듀럴드가 뮤직비디오 베테랑이기 때문에 그 내공이 확실히 돋보인다. 이런 뮤직비디오 안에서 영화는 최대한 스토리를 진행시키려 하며, 주인공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을 표현하려고 노력은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음악을 끄고 영화답게 이야기를 전개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초중반부까지는 듣기 좋은 음악과 화려한 연출로 어떻게든 시간을 끌었지만,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야하는 순간이 왔을 때에는 이 이야기의 한계가 바로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그저 노래를 잘 부르고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소녀로만 그려졌기 때문에 깊이가 별로 없다. 오히려 주변 인물들은 엄마와 매니저이자 멘토 블라드의 사연이 훨씬 흥미로워 보이는데 이 부분은 영화가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오디션 과정 자체도 스릴있게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경쟁 과정을 대충 보여주니 주인공이 어느 정도의 허들을 넘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엘르 패닝이다. 엘르 패닝은 훌륭한 배우다. 영화에서도 감정 연기부터 카리스마까지 모두 수준급이다. 하지만 완전한 미스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영국이 배경이지만, 미국식 영어를 거의 못 지운 발음이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창력이 부족하다. 음악만으로 보면 엘르 패닝은 보컬로서 개성이 강한 것도 아니며 기술적으로도 많이 부족하다. 오토튠의 도움을 받아도 한국 아이돌 그룹의 서브보컬 수준이다. 그런 그녀가 오디션에서 주목받게 된다는 시놉시스 자체에 설득력이 좀 안 간다. 보는 내내 아리아나 그란데나 마일리 사이러스 같은 가수 겸 배우들이 더 어울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나온 '스타 이즈 본'도 레이디 가가라는 훌륭한 보컬리스트가 있었기에 음악, 그리고 영화의 감동이 전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