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HBJ

HBJ

6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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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을 한 신부님

영화 ・ 2019

평균 3.6

'문신을 한 신부님'은 소년원에서 갓 출소한 주인공이 비극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한 마을에서 사제복을 입고 신부인 척하는 이야기다. 상당히 엉뚱한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분명 소소한 유머도 이곳저곳에 있는 영화지만, 서구권 제목인 성체 성혈의 축제처럼 이 영화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상당히 날카로운 시선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주인공과 예수를 상당히 가깝게 연결지으려는 시도가 상당히 많은 영화다. 목공소에서 시작하는 주인공의 여정부터 해서, 기존 설교들과 색다른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하게 하며 시험하기도 하는 행보, 그리고 자신의 몸을 바치는 희생까지, 주인공의 이야기는 성경 속 예수님의 이야기와 평행하는 부분이 꽤 많아 보인다. 기독교에서 언제나 강조하는 "죄인"이라는 개념을 영화는 문자 그대로의 죄인을, 순결한 몸을 더럽히는 행동이라고도 인식되는 문신을 한 주인공을 설정하면서, 그의 과격한 과거나 외모 안에 꿈틀대던 선함만을 부각시키는 상황에 넣는다. 소년원에서 나왔지만 마을 전체에 은혜와 평화와 사랑을 전파하는 가짜 신부, 그리고 신부의 설교가 자신들을 시험하자 숨겨온 오만과 모순과 악을 드러내는 마을 사람들. 이 둘의 갈등과 대비를 예수의 이야기의 틀과 합치며 영화는 기독교 복음의 진정한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주인공 안에 내재하고 있는 엄청난 신앙심이라는 다소 도약이 있는 초반 설정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영화가 탐구하는 주제들을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설교 뿐만 아니라 마을의 상처와 사람들의 본심을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서서히 드러내는 쫄깃함 스토리텔링까지 갖춘 훌륭한 각본과 연출이었다. 주연 바르토시 비엘레니아는 이중적인 삶을 사는 듯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자신의 천성, 진정한 선과 신앙의 길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여정을 굉장히 훌륭하게 연기했다. 모든 조연들도 그에 상응하는 연기를 펼쳤지만, 주인공 다니엘의 시점으로 모든 것을 전개하는 영화인만큼 주연의 호연은 그만큼 굉장히 중요했다. 소년원 출신 비행소년으로서의 날카롭고 불안한 눈빛도 있지만, 신부로서의 따뜻하고 표용적인 시선도 담은 그의 표정은 다니엘이라는 캐릭터가 담는 이중적인 모습, 그리고 이 영화에서 짚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잘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