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조시 국장(로빈 라이트)은 이 세상이 벽 위에 세워졌다고 말했다. 두 종족을 구분하는 벽 위에. K는 극중 여러번 벽을 부순다. 벽이 부숴지면 벽 사이에 있는 두 개의 방은 연결된다. 기준선 테스트 때 방(cell)과 방이 연결된다는 물음과 대답이 반복된다. 전편의 여주 레이첼(Rachael)은 그 사이 난산으로 사망했다. 성경인물 라헬(Rachel) 역시 베냐민을 낳고 산고로 사망했다. 라헬 이름의 뜻은 암양이고, 개프는 K를 만났을 때 종이양을 접었다. 종이양은 레이첼(라헬, 암양)을 의미할 수도 있고, 스텔라인과 데커드를 위한 희생양 K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혹은 원작의 제목처럼 꿈꾸는 전기양일 수도 있겠다. 라헬의 아들 베냐민 이름에는 ‘행운아’라는 뜻이 있다. 라스베거스로 데커드를 찾아갔을 때 창문에 ‘행운’이라는 한글이 쓰여있었다. K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K에게 스텔라인에게 혹은 레플리컨트들에게 행운일까, 불운일까. 전작이 인간과 레플리컨트의 모호한 구분을 주제로 했다면, 속편은 좀 더 적극적으로 인간과 레플리컨트 사이의 벽을 허물고 있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K라는 레플리컨트의 여정은 인간인 내가 오히려 더 껍데기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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