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평
4 years ago

복수
평균 3.8
장철의 피칠갑이 보여주는 미학의 극점. 무엇보다 아름다운 영화. 피칠갑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경극과의 교차편집, 꽃, 사령관 아내의 처절한 눈물, 부서지는 파편들. 장철의 영화중에서도 특히나 탐미적인 영화. 짧은 단검을 든 강대위의 춤사위는 화면에 더 가깝게 다가온다. 창을 든 그들의 결투가 웅장하고 영웅적이었다면, 단검을 든 그들의 죽음은 더욱 처절하고 고통스럽다. 여기서 보여주는 숏들의 아름다움은 영화 전체를 압도하는 힘이 있는데, 강대위의 대치를 뒤로하고 사령관의 아내가 화면 앞에서 흐느껴 울고 있는 장면이 왠지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고전적 남성의 세계를 다루는 장철의 영화에서, 여성의 눈물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점이 특별했을지도 모른다. 그 눈물은 장철의 영화에서 보였던 다른 눈물과는 분명 달랐다. 복수로 인해, 복수를 위해 떠나는 남자를 위해 눈물 흘리는 여인의 것이 아니라, 강대 위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엑스트라 하나의 서글픈 눈물이었다. 그런 완전히 다른 시각 하나가 치고 들어와 그토록 기억에 남았을지도 모른다. 시원한 복수를 그리는 작품이면서도, 묘하게 복수에 반하는듯한 정서가 이 영화에 깔려있는데, 그 이율배반적 매력이 복수의 핵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