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성규

인어공주
평균 2.5
개봉도 하기 전에 너무 까여서 동정심을 갖고 있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나 생각하게 만든 기적의 연출.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둡다. 마치 디즈니의 미래처럼.. 영상의 명암비를 -30 정도로 설정해두고 보는 것 같이 육지/바다 할 것 없이 어두워서 뭘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보이는 것도 없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비주얼은 둘째치고 에리얼 역을 맡은 할리 베일리의 표정 연기는 일반인은커녕 AI가 만들어낸 영상보다 못하다. (첫 번째 노래 부를 때랑 두 번째 바위 뒤에 숨어서 먹잇감 노리는 표범 같은 표정으로 사랑 노래 부르는데 감정이입도 전혀 안 되고 '오늘 제대로 X 됐구나' 생각 밖에 안 든다.) 이 영화에서 가장 반가운 씬이 두 가지 있다. 배가 불에 탈 때, 바다 마녀가 마법 부릴 때 화면이 잠깐잠깐 번쩍하는데 그때 말고는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까 러닝 타임이 1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보이는 것도 없고 스토리가 뭐가 어찌 진행되는지 몰입이 전혀 안 되며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을 때 관람객 한 분 나갔다. 주연을 비롯해서 라이언 고슬링 닮은 남주 왕자 역은 얼굴도 잘 안 보이니 마찬가지로 표정 연기라던가 감정선은 전혀 이해 안 되며 두 사람이 왜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또한 관람객들은 절대 이해 못 한다. 울슬라역의 멜리사 맥카시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발광하는 씬이 있는데 그게 관람객들의 심정이다. 중간중간에 어영부영 세바스찬이랑 아콰피나가 맡은 새대가리가 서로 티키타카 해대는 무의미한 연출과 시력이 떨어지는 듯한 어두운 영상만 계속 보고 있노라면 어찌어찌 엔딩이 찾아오는데 영화 보면서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연출은 정말 간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러닝 타임도 쓸데없이 더럽게 길고) 성인인 나도 이렇게 지루하고 답답했는데 이걸 과연 애들이 보라고 만든 건지? 자기들도 켕기는 게 있으니까 일부러 명암비 낮춰놓고 배우들 얼굴 잘 안 보이게 세팅 해놓고 전무후무한 더빙 시사회 같은 걸 벌인 게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이 들고 마지막 엔딩 부분에서는 그냥 꿈과 희망의 디즈니 만화의 실사판이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이름의 이념 주입을 위한 프로파간다 영상에 가깝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웅남이> 평론가 논란 때도 그렇고 영화가 엿 같아서 엿 같다고 하는데 주연 배우의 외모 때문에 저평가 된다는 정신 승리는 너무 우습고 같잖다. 애초에 대중성이 중요한 상업 영화에서 호불호가 지나치게 갈리게 만들어놨다는 거 자체가 코미디고 그 엿 같은 PC 질 덕분에 이런 비주얼의 에리얼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천년 뒤의 인류가 먼 과거를 이야기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멍청하고 미개했던 시대를 뽑으라고 한다면 석기시대 같은 머나먼 옛날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지 못하고 일부러 못생기고 뚱뚱한 배역 그리고 원작의 틀을 깨버리는 인종들을 앞에 내세운 뒤에 아름다움의 다양함을 강조하며, 인터넷에서 성별 하나 고르는데 40 여가지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고 남성의 몸으로 여성 수영복을 입은 모델을 내세우는 현시대의 우리를 보고 원숭이들보다도 본능을 따르지 못했다고 불쌍히, 우습게 여길 것이다. 나는 백인 블랙 팬서가 나오든 중국인 007이 나오든 흑인 남자 마녀가 나오든 관심 없다. 작품만 잘 나온다면. 무엇이든지 재미가 있어야 관심이 생기고 그래야 알고 싶을 것 아닌가? 재미도 완성도도 더럽게 없는 영화에 많은 의미를 집어넣는다는 것은, 관심이 없는 이성에게 받은 사랑의 편지와 같다. 쓰는 이는 정성을 들였겠지만 받는 이는 알고 싶지 않다. 이 영화에서 연기하는 사람, 캐릭터는 하비에르 바르뎀의 아버지 역밖에 없고 유일하게 좋았던 것은 전설의 명곡 연출 하나밖에 없었다. Under the sea발